국군 수뇌의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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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3월 정부는 합참 의장과 공군 참모 총장 등 군 수뇌부 이동을 단행했다. 심흥선, 한 신, 김두만 세 중장을 각각 대장으로 승진시켜, 심흥선 대장을 합동 참모회 의장에, 김두만 대장을 공군 참모 총장에 임명한 것 외에, 국방 차관에는 유근창 장군이 임명됐으며, 합참 본부장 겸 대 간첩 대책 본부장에 김재명 중장, 육사 교장에 최세인 중장, 국방부 인력 차관보에 이민우 중장이 각각 임명된 것이다.
이번 인사는 합참 의장 문형태 대장과 공군 참모 총장 김성룡 대장의 임기 만료 등에 따른 정례 수뇌 이동이라고 해명되고 있는데, 우리는 우선 물러가는 문 합참 의장과 김 공군 참모 총장의 그 동안의 공로를 치하해마지 않는다. 이 두 장성들은 창군이래 군에 투신하여 군 발전에 기여한 공이 지대하며, 국방 개념의 획기적인 전환기라고 할 수 있던 지난 2년 동안에 걸쳐 그들이 이룩한 공적은 필히 기억될 것이다. 특히 꾸준한 대미 교섭을 통해 공군의 「팬텀」전폭기 도입, C-56 수송기 도입 등은 이미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는 그들이 국군 장비 현대화에 끼친 공적을 높이 평가하려고 한다.
한편 이번 인사 이동에 따른 영전과 승진으로 새로운 직책을 맡게 된 여러 장성에 대하여 국민은 많은 기대를 보내고 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합참은 전략 지침·전략 계획 및 용병 작전에 관한 사항을 주임무로 하고, 공군은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항공 작전을 주임무로 하는 군의 주요 부처이다. 또한 군사령부는 국군 최대의 야전사로서 방대한 휴전선 전역에 걸친 방위 임무와 일단 유사시에 대비한 주전 병력을 총 관장하는 곳이고, 또 대 간첩 대책본 부는 대 간첩 작전을 통할 지휘하는 가장 중요한 부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하 북괴의 도발에 직면해서 국군의 사명이 중차대 하다는 것은 새로운 설명의 필요가 없다. 그에 따라 지휘관의 임무는 더욱 더 무거워지는 것이 있다고 보겠다. 일반적으로 군의 지휘관은 해당 군이나 부대의 핵심이며, 그 성패에 대해 전 책임을 지는 것이다. 또 지휘관은 자기 관할 군부대의 성격이나 기능을 특정 지을 위치에 있다고 보겠으며, 그만큼 각 지휘관의 개별적인 능력이나 의지가 전장병과 휘하부대의 용병 작전 전반에 걸쳐 여실히 반영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우리는 이번 새로운 직책을 맡게된 여러 장성들에게 대하여 특히 각자의 소임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적 사명감을 고취해 줄 것을 바라는 동시에, 국민의 군대로서의 긍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요망하고 싶다. 국군 주요직책의 이동은 언제나 그 자체가 국군 성장을 위한 발전적인 계기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새 요직에 보임된 장성들은 국군에서 항상 크게 요구되는 정신 무장과 전투력 배양에 더 한층의 발전을 가져오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흔히 전투력은 병력·장비·사기·훈련·군기 등 여러 가지의 복합 요소로 평가되고 있지만, 우리 국군에서 정신 무장 같이 중요한 것은 없다고도 하겠으며, 그를 위해 각별히 분투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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