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보다 일자리 지킬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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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심리’라는 격언이 있다. 마음이 불안해지면 투자를 회수하거나 안전자산 쪽으로 회귀하는 게 경제심리다. 기업의 투자심리가 살아나려면 강성노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정부·여당 인사들은 없다. 그러나 노조와 시비를 붙으려는 정치인은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최경환(사진) 원내대표가 27일 ‘민주노총과 일부 강성노조’를 가리키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일부 강경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총파업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지켜야 할 때라는 점을 민주노총과 강경 노조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9월 초 철도노조가 KTX 민영화를 반대하는 파업에 들어가면 이와 연대해 민주노총이 대대적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는 점과 2만여 대·2조원 이상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 등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정치권에선 강경 노조를 건드리면 욕먹기 십상이라 언급 자체를 꺼리는 편”이라며 “하지만 경제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최 원내대표가 작심하고 발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노총에 대해 “KTX를 민영화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를 민영화라고 억지로 논리를 갖다 붙여서 무리한 강경투쟁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에 대해선 “수많은 협력업체와 그곳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근로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 지난 20일 이후 26일까지 4일간의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해왔다.

 최 원내대표는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일자리 창출은 기업, 일자리 나누기는 노조, 일자리 지키기는 정부 몫’이라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우선하는 데 있어 우리 사회에서 노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평했다.

 송 교수는 중앙일보 칼럼(8월 26일자 28면)에서 “한국에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가 노조”라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인) 고용 70% 로드맵의 1번은 ‘노조 담판 정치’여야 한다”고 썼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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