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상에 나타난 해학-나향림<홍통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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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인은 해학을 무척 좋아한다. 그해학은 보통 그들의 표정이나 말씨, 행동들에서 잘드러나며 이런 사실은 중국인들이 신분이나 권위를 무척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체하거나 오만스러운 태들를 경멸하는 사실만보아드 쉽사리 알수있다. 「유머러스」한언행은 이와같은 중국인들의 두 성향사이의 불바구니를 연결시키는교량역할을 하는데 기여하고있는 것이다.
『춘추좌씨전』이나 『사기』는 중국에 있어서 어떤 뛰어난 문학작품에 못지 않은 역사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고대로 중국문학에는 해학이 큰 역할을해 왔음을 쉽게 짐작할수 있는것이다.
중국에 있어서는 유교가 그문화적 사상체계의 형성에 기본골격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선기이전에는 유교와는 거리가있는 도교와 철학자, 사상가 및 종교적인 여러학파들이 있었다.
도교를 창시한 노자는 뒤에 그의 제자들에 의하여 도교의 비조로 추앙받았다. 뿐만아니라 동한 왕조가 건국한 뒤에는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래되어 들어왔다. 유교와 도교, 불교도들 역시 제자백가들과 마찬가지로 해학을 즐겨썼다.
뛰어난 중국 학자들의 위대한 업적가운데 가장 우리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마도 몰아의 경지에서 인류의 희원을 성취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라 하겠다. 『장자』에 보면 『사람이 학문에 미쳐 몰타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멀쩡한 물고기가 물속에만 들어가면 사족을 못쓰는것과 같다』고 했다. 사실 그는 학문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리고 학문에 얼이 빠져서 산 많은 과거의 학자들은 후세에 재미있는 일화들을 남기고있다.
이것이 시인의 해학이다. 그의 이야기를 퍼뜩 듣고보면 단지 재미있구나 생각된 정도지만 다시한번 되씹어보면 그 이야기 속에는 보다 심오한 도리가 숨어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필자의 견해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몇가지 실례를 들어왔다.
중국의 역사와 문학을 보면 이같이 해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수많은 자료들을 찾을수 있다. 이런 분야를 더욱 깊히 파헤쳐 본다는것은 재미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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