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쾌속간첩선의 나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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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9일 대간첩대책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경기도 군자만 일대를 경비 중이던 육군해안 초소에서는 지난 28일 밤11시 28분 15∼18노트의 속도로 은일히 침투를 기도하고 있는 북괴간첩선 (5∼t급, 길이 10m)을「서치·라이트」로 포착, 이를 육·해·공군합동작전 끝에 나포하여 29일 새벽 인천항까지 예인했다고 한다. 한편 배를 버리고 헤엄쳐 도주한 탑승 간첩들은 인근도서에 상륙했으나 이날 하오 5시 45분쯤 군·경·예비군 합동수색대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는 후보도 전해졌다.
해상침투를 기도한 무장간첩선을 제때에 포착한다는 것은 작전상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것인데, 이번 경우에는 적시에 빈틈없는 3군합동작전 끝에 적의 침투기도를 완전히 봉쇄했을뿐 아니라, 최근 우리국민의 분격의 초점이던 북괴쾌속간첩선 자체를「로키트」포 등 그들의 주요장비와 함께 거의 완전무결한 상태로 나포하는데 성공했으며 동시에 그 탑승간첩마저 6명을 모조리 사살했다는 것은 근래에 드문 쾌보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이작전 수행중 우리측에도 경찰관 2명과 예비군 1명이 희생됐다는 것은 애석해 마지않는 바이다. 그러나 이시점에서 국민이 크게 안도를 느끼는 것은 비록 우리측에도 귀중한 희생의 대가를 치렀지만 이번 전과가 의미하는 것은 우리측의 해안경비체제가 그사이 철통같이 강화됐음을 실감있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 할것이다.
북괴는 작년부터 종래의 정상 「루트」이던 휴전선을 통한 간첩침투가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그동안 전술을 변경, 주로 해상「루트」를 통한 대남도발에 혈안이 돼 왔었다. 금년들어 알려러진 것만도 격렬비열도(4월)와 안면도(5월)등 이미 다섯 번에 걸친 해상침투기도가 사전에 포착됐으며, 특히 지난 23일에 있었던 유대간첩대책본부장의 발표에서도 지적됐 듯이 해상침투의 경우 북괴는 주로 고무「보트」를 이용하던 과거와는 달리 금년부터 시속 30노트라는 고속소형「모터·보트」(3∼5명탑승용)를 이용하기 시각함으로써 장비상 열세에있는 우리측 해상경비에 적지않은 곤란을 더하게 했던 것이다.
이점 거듭되는 북괴도발에 대하여 국민은 절치통분을 금할길이 없었으나, 이번 군자만작전의 성공으로써 이제 휴전선「루트」뿐 아니라, 해상「루트」를 전면 봉쇄하기 위한 우리측 경비체제도 장비의 부족을 극복하여 철통같은 반격태세를 갖추어 여하한 북괴도발도 이를 능히 격퇴할 수 있다는 자신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무엇보다도 흐뭇한 일이라 할 것 이다.
이런 뜻에서 우리가 특히 이번 군자만작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첫째로 신속기민한 3군합동작전의 성공을 과시해 주었다는 점과 둘째로 해군의 PB정 같은 함정으로 적의 쾌속무장간첩선과 정면으로 대항해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 그리그 세째로 지난 6·5방송선납치사건 이후 일반 국민이 품고 있었던 해안경비상황에 대한 일말의 불안을 씻어주고 국민의 사기를 높여준 점이라 할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작전을 거울삼아 해상「루트」를 통한 북괴도발에 대항하는 경계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을 다짐해야 될줄안다. 북괴는 금년들어 해상「루트」를 통해서만도 5회에 걸쳐 28명의 무장간첩을 침투시키려고 기도했었으나 그 거의 전부가 실패로 끝났던 것이다. 그러나 인명손실 같은 것을 조금도 개의치않는 북괴도당들에 의한 이러한 도발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아야 하기때문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작전중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면서 그 유족들에게 대한 겨레의 뜨거운 구휼의 정성이 베풀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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