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이기적 투쟁 중단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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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받는 높은 임금에 협력업체 임직원 30만 명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비판 행렬에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동참했다. 부품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6일 ‘현대차 노조 파업에 따른 자동차부품산업계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노조는 이기적인 투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에는 특히 ‘을’의 입장에서 느끼는 생존의 위기와 상대적 박탈감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조합은 성명서에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26년간 총 22차례에 걸쳐 382일 동안 파업을 하면서 회사에 13조3000억여원, 부품업계에 7조500억여원의 납품 손실을 끼쳤다”며 “올해 노조의 파업과 특근·잔업 거부 등으로 인한 부품업체 납품 손실액이 이미 1조700억원에 이르렀고 전면 파업이 이뤄지면 하루 795억원씩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품업체들은 파업기간 중에도 고정경비가 나가고, 파업이 끝나면 밀린 물량을 납품하기 위해 잔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50~250%의 추가 근로수당이 발생하는 등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다”고 하소연했다.

 또 “현대차 노조는 평균연봉 9400만원을 받는 데다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침체 상태인데도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면서 파업을 무기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연봉이 3700만~4800만원 수준인 부품업체 입장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밝혔다.

조합은 “애국심 하나로 국산차를 선택해왔던 국민이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인식해야 한다”며 “투쟁 일변도의 노사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부품업체가 먼저 도산하고 현대차 노사도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은 “현대차 노조는 이기적인 투쟁을 중단하고 성숙한 노사문화 확립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면서 성명서를 마무리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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