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이집트 시위 … 통행금지 2시간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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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집트 과도정부가 24일(현지시간) 매일 11시간씩 실시되던 야간통행금지를 2시간 줄여 9시간 동안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위시한 반정부 세력의 시위가 현저하게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내 27개 지역에서 시행돼 온 통행금지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로 완화된다. 지금까진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였다. 단 금요일은 기존 11시간 통행금지가 계속된다. 이슬람주의자들이 금요 예배 후 거리시위를 벌여온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3일 금요 시위는 규모가 수천 명 선으로 줄어드는 등 전국적으로 소요 소강상태를 보였다.

 강경진압으로 일관해 온 이집트 정부는 반정부 세력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24일에도 무슬림형제단의 핵심 지도자급인 무함마드 하메드를 폭력선동 혐의로 체포하는 등 간부 7명을 검거했다고 국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25일로 예정됐던 무슬림형제단 핵심 지도부에 대한 재판은 10월 29일로 연기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0일 체포된 무함마드 바디아 의장 등 3명이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요구하며 폭력시위를 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같은 카이로법원의 다른 법정에선 지난 22일 풀려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출두했다. 석방과 동시에 카이로 인근 군 병원에 입원 조치됐던 그는 과거 기소됐던 죄목의 재심을 받고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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