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노리는 월맹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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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코노미스트=본사특약]5월말에 있었던 공산군의 달라트 공격과 비무장지대 부근의 월맹군 진지에 대한 공세는 캄보디아 뿐 아니라 월남에도 아직 전기가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사실 월남군은 어느 쪽 전투에서도 별로 신통한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달라트의 전세는 이미 몇단계나 호전되지 못하고 있으며 점점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그런데도 월남의 지방관리들은 군의 정예화를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미고문단들을 당황케하고 있다.
비무장지대 남쪽 40㎞지점에서 벌어졌던 전투는 1군단 관할지역에서 있었던 수많은 격전의 한 본보기였다.
월맹정규군의 한 정예부대가 월남군의 화력지원부대를 기습, 40명을 사살하고 6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월남군은 80여명의 적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중지원과 포지원을 받았음에도 그처럼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은 월남군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군과 월남군은 공산군이 고원지대에 압력을 가해 올 것으로 짐작했었다. 그러나 캄보디아 진격이후 힘의 공백이 생겼는데도 공산군의 움직임은 별로 없었다.
월남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캄보디아 동북부에 대해서는 월남이나 미국이 모두 별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이번 캄보디아 개입때에도 이 방면의 작전은 가볍게 처리되었다.
그러나 월남 남부의 3, 4군단 지역에 관한한 월남군이 이니시어티브를 잡고있다고 호언한다. 월남정부는 오는 가을까지 이 지역의 공산군을 완전히 평정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파병됐던 21사단의 메콩 삼각주 복귀로 캄보디아 진격때문에 출동했던 3개사단 가운데 9사단을 제외한 전 병력이 이곳에 재주둔하게 되었다.
월남정부는 론·놀에게 캄보디아에 대한 자신의 요구조건을 밝히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피쉬후크 격전지에서 남쪽의 타이만에 이르는 국경선상에 몇개의 월남군 주둔회곽을 설치하는 것, 메콩강을 거슬러 프롬펜까지의 회곽확보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전략적 요충지인 네악루옹에 3, 4개 대대의 월남군 유격대나 해병대를 전략 예비군의 형식으로 주둔토록 주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맹군은 대응책으로 철수전략을 쓰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가능한한 계속 전투를 회피하고 있다. 5월말과 6월초에 걸쳐 가장 격심했던 전투는 네악 루옹 북방의 프레이벵에서 벌어졌으며 캄보디아 정부군을 구하기위해 일단 철수했던 월남군이 재진주했었다.
월맹군지휘관들은 현재의 분산된 병력을 새로 설정한 3개 기지에 집결시기고 있는 것 같다. 첫번째 것은 고무농장이 산재해있는 콤퐁참 남쪽의 라오스 국경지역에 있다. 두번째 것은 한때 베트민들이 사용했던 시아누크빌 북부의 카도만 산악지방에 있으며, 마지막 하나는 월남 국경 바로 서쪽에 있는 캄포트 암석구릉지대에 있다.
그러나 카도만 산지와 캄포트 구릉지역의 새 기지는 군수품 보급이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해안이 완전히 봉쇄된 현상태하에서 월맹이 어떻게 보급품을 운반해낼지가 큰 관심거리이다.
미·월 연합군이 진격할때 재빨리 빠져나가지 못한 잔류부대들은 국경지방으로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소부대로 분산되었지만 스베이 리엥과 피쉬 후크지역에서는 몇차례의 공격과 기습작전을 기도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현상은 월맹이 와해되었던 통신수단과 지휘계통을 점차 회복해가고 있는 징조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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