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단강성씨는 한국이 보고 싶다|서울펜대회 앞두고 단독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오는 28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세계작가대회에 초청된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천단강성씨(72)는 첫 한국방문을 퍽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대회 서울개최로 2명의 이단자가 생긴 일본 펜클럽 사무실에서 천단씨는 13일 대북에 가야하는 분망한 시간을 타서 본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말이 언론 자유문제에 이르자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면서 『언론자유라는 것이 펜·클럽의 이상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여러번 국제대회를 열었다』면서 젊은 좌경작가를 은근히 나무랐다.
30분동안 동경 유악정 조일신문빌딩 8층 사무실에서 옆에 있는 다방으로 옮겨 나눈 회견요지는 다음과 갈다.
-만박 한국관을 본 소감은? 개회식날 유명인으로 초청되어 가서 바로 심벌·존 옆길을 걸어가다가 아리따운 한국여성 3명에게 이끌려 회장안에서는 첫번째로 한국관을 보았다(이때 작은 얼굴에는 이상할이 만큼 큰 입을 방긋 열고 몹시 유쾌한 표정이었다). 이어서 식도원에 가서 불고기정식을 먹었는데 싸고 맛이 있었다. 전시품중에 인상에 남는 것은 미술품 전시고 민속무용, 한복의 선이 아름다왔고 율동이 좋았다.』
-한국에는 처음인가? 『전쟁전에 중국가는 길에 기차로 지나간 일이 있다. 그러나 밤에 지나갔기 때문에 전혀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 발을 들여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하면 일본서 어떤 모습의 나라로 상상하나? 『가보지못해 참 어려운 질문이다. 말하기 힘든다.』
-이번에 천단씨가 일본 펜·클럽 회장으로 있을 당시의 사무국장이었던 송강양자등 2명이 한·중 두 나라의 펜 관계회의 개최에 난제를 붙이고 퇴회소동까지 났는데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가라는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정치적으로 일본보다 갈 길이 명백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나는 일본 팬대표도 아니기 때문에 송강등의 행위에 논평을 가하고 싶진않다. 한국에 언론의 자유가 있는지 없는지 나도 모르고 그 사람들도 모르지 않겠는가? 언론의 자유는 일본에도 제한되어있다고 보고 세계 어느 나라 건 절대적인 언론의 완전한 자유란 의문을 갖는다. 국제 펜의 이상은 언론의 자유지만 그렇다고 어디서나 언론의 자유가 실현되고 있느냐하면 그렇지 않다.
한국은 물론 분단국가라 남과 북의 관계가 있으니까 일본보다는 사정도 다르고 좀 군색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탈회하는 사람들은 나 개인의 판단으로는 무리난제라고 생각한다. 전에 분단국가 서독에서도 펜대회는 연일이 있다.
-이번 서울대회의 주제가 동서문학에 있어서의 유머라는 것인데 어떤 생각을 하는가.
『주제도 모르고 알고 싶지않다. 난 펜·클럽의 책임자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탈회한 사람들의 얘기를 내가 왈가왈부하기도 싫고 탈회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좋겠다. 다만 내가 일본 펜회장 당시에 동경에서 펜대회가 있었을 때 한국지부 분들이 어려운 중에서도 20여명와서 대회를 빛내주었고 한국에 지부가 있는이상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결정한 일을 시행하는데 동조해야 할 것 같다. 동경대회이후 한무숙씨와는 지금까지도 교신이 있다.』
-서울에 가면 어떤 곳을 보고 싶은가?
『별로 계획하고 있지않다. 동경에 하루 나오면 하루 쉬어야하는 입장이다. 특별히 몸이 나쁜 것도 아닌데…. 13일에 대북에 갔다와서 또 한국에 가게 될는지 불안하긴 하다. 서울에 가면 명승고적보다는 미술공예를 살펴보고, 그리고 공식스케줄이 없으면 하루종일 이국호텔에서 누워있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