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로 전락한 '100원 화장실'…"더러워서 안 써"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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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도심 곳곳에 설치된 무인 자동 화장실은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만들었죠. 그런데 관리가 부실해 도심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최종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청계천변에 있는 무인 자동 화장실. 100원을 내면 10분 동안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변기는 물론, 화장실 바닥까지 청소된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직접 들어가보니 이런 설명이 무색합니다.

이물질이 묻어 있는 변기는 누렇게 변해있고 휴지통은 쓰레기로 넘쳐납니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안동환/서울 청파동 : 밖에 있는 화장실은 청결문제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지저분해서 건물 안에 있는 화장실을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지폐는 아예 사용할 수 없고 자동문은 고장나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인근 상인 : 청계천 구경하는 사람들 위해서 해놓은 건데 그 사람들도 잘 안 써. 문 열리는 것도 많고, 자동 시스템이 잘 안 돼.]

무인 자동 화장실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모두 57개가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늘자, 현재는 22개만 남아 있습니다.

한 개 설치하는데 9천만 원이 들었으니까, 51억원이 넘게 투입된 셈입니다.

남은 22개 중 일부는 무료로 전환했지만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건 마찬가지.

서울시가 야심차게 설치한 자동 화장실이 관리부실 탓에 서울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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