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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에의 유혹 해피·스모크|성분과 국내실태(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지주변에서 미군들 사이에서나 사용되는 줄 알았던 삼잎담배 해피·스모크가 일부 대학생클럽에서 뿐만 아니라 10대 소년층에서도 흡연되고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해피·스모크의 화는 그 원료를 이루는 삼잎을 우리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밀조범이나 파는 사람을 검거한다해도 현행법으로는 단속법규조차 없어 그 대책마저 시급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에서 해마다 6천정보이상 경작하는 삼잎이 바로 마약과 비슷한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을 품고 있다면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보사부 마약당국에 의하면 지금까지 환각과 수면을 일으키는 마약으로는 ①생아편 ②모르핀 ③헤로인 ④의료용 마약 데미놀등만이 속효성이 있는 것으로 상식화돼왔다. 그러나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고 마약의 구입경로가 막히자 이 같은 마약에 대신하는 여러가지 종류의 환각물질이 생겨났다. 해미·스모크의 흡연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해피·스모크의 원료인 한국산 대마는 케너비놀의 성분이 들어있어 중추신경을 자극, 진정 최면작용을 일으키고 황홀감을 일으킨다. 대마는 자웅주가 달라 꽃이 피었다 쓰러질 때의 암나무에 가장 많은 캐너비놀 성분이 들어있다. 그러나 한국산 대마는 인도산 대마처럼 그리 마약성이 강하진 않다.
인도산 대마는 케너비놀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흔히 마리화나란 이름으로 각국마다 마약법에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마약법에도 앵속·아편 및 코카잎과 함께 인도산 대마를 마약으로 규정하고있으며 일본에서는 대마취제법, 미국에서는 위험약품법에 인도산대마의 사용을 규제하고있다.
국립보건연구원 마약시험과장 이창기씨에 의하면 삼잎에는 아편처럼 마약성분인 알칼로이드는 없으며 캐너비놀이 함유돼 있는 것은 확인시험에서 밝혀지고 있으나 함량시험은 표준품이 없어 아직 추출해내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보건연구원은 오는 가을까지 이 함량시험을 마칠 계획
이씨는 삼잎이 비록 중독성 습관성은 없다하더라도 환각상태에서는 의외의 행동에 옮겨지는 일이 많아 철저히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각상태에서는 기분이 좋아 하늘을 날 것 같다든지 불쾌한 일이 있을 때는 앞에 있는 사람이 원수로 보인다든지하여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칼로 찌르는 등의 행위를 하기 쉽다는 것.
이 같은 환각작용이 생기는 것은 해피·스모크의 경우 연달아 5∼6개비를 피우면 머리가 멍하며 황홀해지기 시작, 옛 애인을 생각하면서 피웠다면 그 애인이 바로 옆에 있는 듯 느껴지는 환각에 사로잡히나 약효가 빠지면 제정신을 찾되 중독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환각체인 LSD의 경우는 1㎎의 1천분의 1을 1감마라고 하는데 1백감마를 먹었을 때 6시간동안 새까맣게 세상을 잊는 환각에 빠지는 것과 비교하면 해피·스모크의 환각도는 비교적 미약한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에비해 마약은 계속 복용하면 용량이 계속 늘어나고 중독습관성이 되어 생리적으로 금단증상을 일으키지만 한국산 삼잎은 금단증상을 일으킬 만큼 유독하지는 않다.
그래서 미국의 LSD가 강력한 환각작용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마약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마약의 규정은 의학상 말하는 마약과 법률적인 마약으로 나누어지고 있어서 삼의 경우에는 법률적인 뜻의 마약으로 규제되어야 한다는 것.
보사부의 조사연구로는 전국의 마약중독환자를 2만명으로 보는데 이중 순수한 마약중독자는 25.6%, 나머지는 해피·스모크와 그밖에 의약품으로서의 각성제(24종)등 습관성의약품중독자로 밝혀지고 있으나 해피·스모크를 계속 피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애용자가 그리 많지않고 파주·의정부·동두천·평택·부천·운천등 주로 미군부대 주변에서 위안부와 미군이 사용하는 정도에 머물러 당국이 단속과 계몽의 손을 쓰면 막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김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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