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대』빗나가기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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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로 끝나는 임시국회는 의사진행발언만 며칠씩 계속되는 이상 상태에서 끝날 모양.
6일은 현충일이고, 7일은 일요일이어서 국회가 없는 이 이틀동안을 냉각기로, 어떤 정치적 절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여야당 일각에서 없지도 않으나 기대로만 끝날 공산이 크다.
냉각과 절충을 기대한 것은 『사흘동안 공화당의원들이 야당을 선제 성토했으니까 울분이 웬만큼 풀렸으리라』는 점과 신민당은 수세(비록 불가항력적인 것이지만…)를 벗어나기위해 대정부 질문을 포기할 수도 있으리라는 관측에서 나왔던 것.
그러나 공화당은 신민당의 사과와 정해영의원 발언취소가 없는한 추경예산은 심의하지못해도 좋다는 강경방침을 5일아침 간부회의에서 재확인했는가하면 신민당은 3일 본회의에서의 공화당 폭력의원의 징계를 요구키로해서 정국은 굳어져가기만 한다.
살얼음판같던 4일의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충돌이 가까스로 모면된 것은 신민당이 핀치·히터로 내세운 김대중의원의 논리적인 발언때문이라고들한다.
고흥문사무총장은 『김의원의 설득력있는 발언으로 본회의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고 했는데 김의원 자신은 『겨누는 총부리를 뿌리치는 것같은 어려운 발언이었다』고.
신민당은 당초 정해영총무를 발언케하여 정부여당을 공박할 계획이었으나 김창근공화당대변인의 강경한 발언과 여당의원들의 흥분된 모습을보고 준비도 없던 김대중의원을 내보낸 것.
공화당의 오치성사무총장도 본회의가 끝난후 김의원에게 『오늘 발언을 듣고 마음이 다소 풀렸다』면서 돌파구를 찾자고 말하더라고.
내년선거에 공화당후보로 노동자 대표들을 입후보시키려는 대한노총의 움직임에대해 공화당 반응은 냉담하다.
노총은 4일 서울 영등포병구와 경기도 시흥등 몇몇 곳에 노동자대표를 공화당과 협의해서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오치성공 화당사무총장은 『금시초문으로, 특정지역이나 특정인물을 얘기한 일 없다』고.
『공화당의 지역구 인선기준은 주민의 지지도』라고 설명한 오총장은 『노동자대표를 내세우기위해 이 원칙은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노동담당인 현오봉당무위원은 『노총측에서 비공식으로 두 구역정도 공천희망을 표한 일은 있다』고 했으나 많은 간부들은 『노총간부들이 오는 10월에 있을 총회를 앞두고 벌이는 캠페인이라고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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