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단절 속에 방치된 청소년지도의 새 방향|카운슬러협회 연차대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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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려운 시대」 「변화 무쌍한 시대」 또는 「청소년이 문제화하는 시대」 등으로 오늘날은 표현되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청소년을 이끌어가야 할 것인가.
다음은 28일 한국 카운슬러 협회 연차대회에서 발표된 서울사대 정원식 교수의 주제강연 「변화에 적응하는 학생지도」를 간추린 것이다.
『우리는 먼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10년 전 혹은 20년 전과는 아주 다른 환경 속에서 살 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종 자극을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매스컴의 홍수 속에 청소년들은 노출되어있으며, 사회의 근대화는 이들에 대한 가족의 영향을 현저하게 감퇴시키고 있다. 모든 기계문명이 상당한 생활의 합리화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간이 남기는커녕 점점 더 바빠지고 있는데 이것은 가정 안의 인간관계를·피상적으로 만들어 대화단절의 상태를 빚어내고 있다.
다른 나라처럼 종교나 확고한 사회윤리의 기반이 없는 우리실정에서 부자 혹은 모자 등 가족관계의 영향은 청소년의 행동을 규제하는 유일한 지주가 되어왔으므로 이 영향이 감퇴된 오늘날 청소년들은, 무방비 속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스튜던트·파워의 문제도 학생지도자들 앞에 등장하는 새로운 과제다.
「대학의 주인은 우리들자신이며, 교수는 우리를 가르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일뿐이고, 우리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겠다」는 대학생들의 주장이 벌써 우리 대학가의 일부에서 나돌고있는 형편이다. 지금까지의 안일하고 권위만 내세우는 지도를 계속하는 한 이 스튜던트·파워 문제는 확대일로를 갈 것이 틀림없다.
학생지도는 첫째 지도의 다양화를 기해야한다. 획일적이고 단순한 일련의 공식에 의해서 학생들을 대할게 아니라 여러 가지의 효과적인 다양성을 연구해야할 것이다.
둘째로는 생활지도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자기지도력을 배양하고 촉진하는데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러닝·투. 런(학습의 학습) 의 원리에 따라 지도력의 지도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청소년에게 가장 결핍된 능력이 의지력이라고 하겠는데 의지력만 계발시킨다면 모든 지엽적인 문제는 자신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세째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는 학생을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학생들 속에 내재하는 문제를 찾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지도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도하는 대상-청소년의 변화를 깊이 인식하고 10년 전 20년 전의 지도방법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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