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4)|소외 속에 싹트는 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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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의 청소년을 보라는 말이 있다. 청소년은 밝은 미래가 약속되어야한다. 그러나 많은 청소년들이 밝고 바르고 건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키고있다.
이 문제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예방과 대책이 철저하다.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급격히 변천하는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긴장과 피로와 좌절감을 느끼게 할뿐 그들에 대한 따뜻한 지도와 보호의 손길이 부족하다.
67년 중앙 청소년 보호대책위원회가 분석, 집계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비행은 해마다 평균 40%의 비율로 격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방법에 있어서도 포악화·연소화·집단화·도시 집중화하고 있으며 중류층·가정의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문제의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증가와 악화일로에 있는 청소년 비행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또한 어떻게 예방하고 교정해주어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가정에서 소외당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예방과 교정도 이들이 함께 노력하는 데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치안국 통계에 의하면 대부분의 비행 청소년은 그들의 부모와 형제들에게서 모든 욕구를 제지당하고 배척 또는 미움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비행 청소년의 생활 환경이 하류가 70%(64년에는 86·4%)를 차지하고 있어 자녀들을 자상하게 돌볼 겨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즈음 늘어나는 중류 이상 가정의 자녀 비행을 생각할 때 부모와 연장의 형제간에 필요한 정서적 유대를 미지지 못하고 서로의 대화가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본래 청소년기는 그들 행동을 자율적으로 통제하는 힘이 부족해도 결정적인 순간에서 근심스런 어머니의 표정이라든지, 아버지의 애정 어린 꾸지람을 생각할 수 있다면 충동적인 비행을 범하기 힘든 것이라고 정신 신경과 유석진 박사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그들의 고민과 욕구불만을 웃어넘기거나 귀찮게 여기는 일없어 진지한 태도로 들어주는 가정이 드물다고 지적한다.
학교생활에 있어서도 그들은 대부분이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들은 학교성적보다는 그들의 힘과 지략을 과시하는데서 동료나 선생의 이목을 끌어보려는데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윌리엄·클래서」 박사도 비행청소년들의 원인이 학교생활에서 실패하고 좌절감을 느끼는데에서 온다고 말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학교 공부가 조금만 부진해도 실해한 것으로 단정하기 쉽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지나치게 성적을 중시하지 말고 개성을 존중하며 선생은 학생개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작은 실패를 같은 또래 앞에서 야단치는 일은 삼가야한다. 그들의 자존심은 성인보다 사뭇 예민하고 상처받기 쉽기 때문이다.
청소년 비행의 도시집중화현장은 이들의 80%가 각지방에서 무작정 상경한 청소년들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그리고 70%가 이욕을 채우려는 절도범이다. 이들 중 생활비충당이 10%고, 유흥비·사치·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용돈 얻기가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부분적인 환경의 순화도 문제가 되겠지만, 농촌과 도시의 문화생활의 격차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의 차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농촌에서 볼 수 없었던 도시의 화려한 유혹과 도시생활양식에서 받는 좌절감은 그들에게 걷잡을 수 없는 이욕을 자극하고 행동하게 한다. 이 밖의 원인으로 원한 분노가 8·3%, 우발적인 것이 5·7%, 가정결함이 0·7%임을 생각할 때 우리 나 경우는 무엇보다도 농촌과 도시, 빈부의 차에서 오는 청소년의 좌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양심을 형성시키는 사람이 부모와 교사, 사회의 성인이라면 그들이 먼저 건전한 생활 태도와 인격을 구비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서제숙 기자>
①「청운」의 소재
②제복의 억압
③열정의 불발
④소외 속에 싹트는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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