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공정위·동반성장위 규제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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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카페베네 김선권(45·사진) 대표는 16일 서울 금호동에서 열린 ‘글로벌 1000호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대표는 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해 “빵을 먹을 때 필요한 게 커피 같은 음료 아니냐”며 “마인츠돔의 경우 동반위가 신규 출점 허용 범위를 기존 점포 수 2% 내로 제한해 2015년까지 1년에 0.4개만 출점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6월 초 유명 베어커리 업체 ‘베이 브레드(Bay Bread LLC)’를 인수해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와 빵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그는 “올해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근처에 제과점을 냈는데 이것도 동반위에서 문제 삼을까 봐 두렵다”고 덧붙였다.

 기존 가맹점과 500m 이내 거리 확장 제한 정책에 대해선 “카페베네 코엑스 점을 기준으로 반경 500m를 컴퍼스로 그려보면 코엑스 말고도 선릉·선정릉 등 상권 3~4개가 500m 안에 포함된다”며 “다른 상권이라 해도 물리적인 거리 규제 때문에 진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커피전문점 모범거래기준을 제정해 카페베네·엔제리너스커피·할리스커피·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에 대해 기존 가맹점과 500m 이내 거리에 신규 출점을 금지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커피 글로벌 1위 기업인 스타벅스를 언급하며 국내 풍토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스타벅스의 시가총액이 57조원으로 현대자동차보다도 약 5조원 많다”며 “카페베네도 스타벅스 같은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데 국내에선 커피를 ‘산업’으로 보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회사 경영 전략에 대해서는 “양적 팽창 전략에서 벗어나 커피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드럭스토어 ‘디셈버 24’, 제과점 ‘마인츠돔’ 등의 사업 실패와 잇따르는 정부 규제에 봉착해 사업상 유턴을 선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외부 상황이 어려워지고 나서야 그동안 좌우 살펴보지 않고 너무 덤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다음 달 말까지 물적분할을 완료해 커피사업군과 베이커리·외식사업 등으로 회사를 나눌 예정이다. 김 대표는 “카페베네만 놓고 보면 전 세계적으로 로열티 규모가 1000만 달러(약 111억3900만원)”라며 “예정대로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카페베네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앞으로 커피에 집중한 세계화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2008년 서울 천호동에 1호점을 연 카페베네는 이날 금호점 개점으로 창립 5년 만에 점포 수 1000개를 달성했다. 내년까지 호주·유럽 등 전 세계 30개국에 진출해 2020년에 전 세계 매장 수를 1만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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