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몰두한 흐루시초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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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스크바28일UPI동양】타의에 의해 소련 수상직에서 물러 난지 6년째를 맞이한「니키타·흐루시초프」는 지금 새로운 취미에 몰두해 있다.
이 새로운 취미는 그림 그리기-.「흐루시초프」는 한때 그의 호적수였으나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아이젠하워」전 미대통령이나「처칠」전 영국수상과 마찬가지로 그의 지루한 나날을 그림 그리는 취미로 메우고 있으나 그림 수준은 두 사람에게 뒤진다고.
그림 그리기는「흐루시초프」가 지난 1964년 10월에 돌연 권좌에서 쫓겨난 이래 찾아낸 네번째의 취미다.
그는 맨 처음 사진촬영에 취미를 들었다가 그 다음은 수상채소 재배로, 또 다음은 엉뚱하게도 갈가마귀에 말을 훈련시키는 일로 소일했었으나 신통한 재미를 못 봤던지 이제는 그림으로 취미를 바꾸었다.
그의 그림 그리는 수법은 화폭위에다 물감 방울들을 가득 채우는 것인데 이 그림들은 공교롭게도 그가 수상으로 있을 때 당나귀 꼬리로 그린 그림보다 못하다 하여 소련내에서는 일제 그리지 못하도록 했던 추상화를 닮고 있어 묘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런데 추상화를 싫어하기는 현 소련지도자들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흐루시초프」는「비야체슬라프·몰로토프」·「게오르기·말렌코프」및「니콜라이·불가닌」과 더불어 생존해 있는 4명의 전직 수상가운데 하나로서 이들은 최근에 있었던「레닌」탄생 제1백주년 기념식에 초청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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