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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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궁의 산번지 골목들이
고추서서 걸어간다
단발머리가 까풀까풀
피아노의 제일 낮은
음계들을 어룬다
소중한 것들은
모두 마당귀 한뼘 땅 위에
의좋게 모인다
볕살과 화분과
고사리 손의 아기가
세발 자전거를 저으면서
도무지 시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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