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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주성심, 1승만큼 소중한 1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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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해고의 김우진(가운데)이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순천고와의 경기에서 순천고 포수 김만수가 공을 놓치는 사이 홈으로 파고들고 있다. 김해고가 6-1로 승리했다. [김진경 기자]
이동건

1승만큼이나 의미 있는 1점이었다.

 충주성심학교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1-12, 5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청각장애인들로 이뤄진 충주성심 야구부는 2002년 창단 후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바로 ‘1승’이다. 2011년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 ‘글러브’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날 충주성심은 대회 엔트리(최대 30명)의 절반인 선수 15명으로만 구성됐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충주성심 선발투수 고득원(17)은 0-0으로 맞선 2회 말 선두타자 박상현(18)에게 홈런을 맞고 흔들리며 2회에만 6점을 내줬다. 두 번째 투수 양인하(18)도 대구고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3회와 4회 5점과 1점씩을 허용했다. 5회 초 충주성심의 공격 때 스코어는 0-12였다. 3점 이상 뽑지 못하면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박상수(43) 충주성심 감독은 “이제 더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한 점이라도 내야 아쉬움이 덜하지 않겠나. 0-0이라 생각하고 뛰자”고 당부했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1사 후 타석에 선 1학년 이동건(17)은 상대 투수 오정록(17)으로부터 우익선상 3루타를 때려냈다. 이동건은 김권세(17)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귀중한 득점에 성공했다.

 이동건은 대회를 앞두고 김권세·양인하와 함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훈련을 했다. 그는 “전국대회에 처음 참가해 많이 떨렸다. 훈련을 많이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감독님과 코치님이 말해주셨다”고 했다. 키 1m71cm인 이동건이 닮고 싶은 선수는 KIA 김선빈(24·1m65cm)이다. 그는 “나처럼 체격이 작지만 허슬 플레이를 하는 김선빈 선배님이 멋있다”고 말했다.

 1승을 위한 충주성심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박 감독은 “내일부터 휴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동건이의 활약을 보고는 다들 쉬지 않겠다고 한다. 감독·코치들도 휴가를 반납하게 생겼다”며 웃었다.

 김해고는 효천고를 6-1로 이겼다. 김해고 선발 공수빈(18)이 9이닝 7피안타·2사사구·6삼진·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했다. 북일고는 선발 유희운(18)이 8과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10탈삼진·1볼넷·무실점으로 소래고 타선을 묶어 6-0 승리를 거뒀다. 덕수고는 설악고를 7-0으로 누르고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글=김주희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대통령배 전적(13일·목동)

▶대구고 12-1 충주성심학교 <5회 콜드게임>
▶김해고 6-1 효천고
▶북일고 6- 0 소래고
▶덕수고 7- 0 설악고 <8회 콜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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