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명방매…재정난의 미사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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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누구든지 5백만「달러」(15억원)만 있으면 미국에 자기이름을 붙인 의젓한 대학을 가질 수 있다.
「미주리」주의「컬럼비아」시에 있는「크리스천」대학은 학교운영 자금이 달려 묘책을 궁리한 끝에 잡지에 커다란 광고를 냈는데 그 내용인 즉,『단돈 5백만「달러」만 기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대학명칭을 기부한 분의 이름을 따서 개칭, 기부자의 은덕을 영원히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사립인 이 대학은 근처에 있는 공립대학들이 등록금을 싸게 받는 통에 매년 입학지망자가 감소, 골치를 앓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립대학의 등록금은 3백「달러」정도인데 이 「크리스천」대학은 1천8백「달러」나 받고 있기 때문.
입학생수가 이렇듯 해마다 줄어 금년도엔 불과 5백여명밖에 안되었다는데 학교당국은 독지가들에게 전화시설을 무료로 해달라든가, 자선「패션·쇼」같은걸 열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아뭏든 5백만「달러」의 기부자 모집광고를 낸후 대학당국에 들어온 반응은 여러가지였다.
①어떤 시인은 자기시를 대학에서 책으로 발간해주면 그 판매 대금을 기부하겠다고 나섰고 ②어떤 광산주는 대학을 자기소유 광산소재지에 이전시켜 학생들을 광산작업에 동원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고 ③「캘리포니아」의 한 목사는 자기에게 명예박사를 주면 얼마든지 돈을 기부하겠는데 현재 수중엔 5백「달러」밖에 없다고. 혹시 한국의 독지가가 큰집이나 두어채 팔아서「김복동대학」을 설치하여 한국소개강좌도 두면 밑천이 뽑히지 않을는지?
【「실버·스프링」(미)=현금봉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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