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마중 「자유의 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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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산 자유의 다리=정천수·김석년기자】KAL기 납북승객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판문점 자유의 다리에는 보도진과 납북인사의 가족들이 몰려 초조와 긴장된 분위기에 싸여있다. 5일 이른 아침 자유의 다리에는 국내외 보도진 50여명이 납북가족의 송환에 대비한 보도 준비에 바빴고 서울에서 달려간 납북 가족 금상조씨의 노부모도 『구정이라도 함께 쇠었으면』하고 애타게 기다렸다.
이날 영하 10도의 추위로 얼어붙은 임진강 자유의 다리에는 이른 새벽부터 송환실황을 보도하려는 50여명의 보도진과 20여대의 차량이 몰려 이곳을 드나드는 모든 차량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하오에 송환된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각 방송국에서는 실황 중계차를 동원, 「마이크」를 점검하고 시험방송을 해보는 등 중계태세를 갖추었다.
한편 송환보도가 처음 있은 4일 자유의 다리에는 윤기원 파주 경찰서장이 20여명의 정보 경찰관과 함께 도착, 다리주변을 경비하는 등 인수태세를 갖추었으나 하오 3시45분 미2사단부사단장 「매콜리」준장이 「헬리콥터」편으로 현지에 도착, 4일 송환설을 부인했다.
보도진들은 이날 하오 5시쯤 경찰과 미군관계자들이 철수한 뒤에도 밤늦게까지 다리 목을 지켰다.
5일 상오 10시35분쯤 삼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판문점에 자유의 다리를 건너 서울 영5-781「마이크로」합승과 서울 영5-714 대형 관광「버스」에 중 고교학생 47명이 분승, 관광차 왔는데 이를 본 보도진들이 몰려들어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납북승객 금상조씨(22·서울 성동구 화양동)의 부모 금학만씨(55)와 이갑필씨(52·여)가 송환 소식을 듣고 이날 상오 「자유의 다리」까지 달려와 초조히 기다리고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구정이라도 아들과 함께 쇠었으면 좋겠다』고 다리건너 북녘을 지켜보며 아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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