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오씨 총재직 사퇴|동경서 회견 유·정씨와 만난 뒤 태도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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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조동오특파원】신민당은 오는 26일 예정대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당 지도층을 개편할 예정이며 유진오총재는 당수직을 물러날 결심이다. 유총재는 7일상오 10시15분부터 30분간 이곳 제국「호텔」2657호실에서 유진산부총재·정해영원내총무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건강상 당수직을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하고 『임시전당대회는 예정대로 26일에 열기로 재일 당간부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에 여는 전당대회는 새 지도층을 뽑게 되었는데 이 전당대회에선 대통령후보를 지명치않고 오는 9월께 지명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유총재가 회견에서 밝혔다.
전당대회연기 요청을 철회한데 대해 유총재는 『지난해 말에는 1, 2개월후에 건강이 완전회복될 것으로 믿고 연기요청을 했으나 그후 의사가 2, 3개월 더 요양하지않고 격무를 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단지도제 될듯>
박병배·이민우의원도 배석한 회견에서 유총재는 건강이 완전회복될 때에는 정당활동을 재개할 뜻을 말했으며 후보지명문제에 대해『아직 7, 8개월이 있으므로 그때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해서 후보에 나설 뜻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6일 일본에 온 정해영총무는 제국「호텔」에서 유총재와, 「힐튼·호텔」에서 유부총재와 따로 만나 두사람 사이의 의견을 조정했다.
유부총재는 임시 당대회에서 어떤 지도체제를 확립할 것인가에 관해 명확한 언급을 피했으나 신민당은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이며 유부총재가 대표최고위원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하다.

<개편선행 결정 잘한 일|후보지명 연기는 부당>당내 엇갈린 반응
신민당 중진들은 7일 유·유 회담의 결과에 대해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이재형부총재=건강때문에 이역에서 당수직을 물러난 것은 애석한 일이다. 대통령 후보의 9월 지명대회는 찬성하며 1월 전당대회에서 당수만을 선출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당수선출은 실력 대결로 해야할 것이다.
정일형부총재=당의 개편작업을 끝낸뒤에 대통령후보를 지명키로 한 것은 타당한 조치로 본다.
조한백부총재=지금으로서는 논평을 못하겠다.
고흥문사무총장=유·유회의 결과를 전적으로 환영한다.
김영삼의원=1월 전당대회에서 당의체제만을 개편하고 대통령후보지명을 뒤로 미룬 것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통령 후보지명 병행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며 개편작업과 후보지명을 병행하자는 소신에도 변함이 없다.
김대중의원=내년 선거에서 싸워 이기려면 1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도 지명해야 한다는게 평소의 소신이다. 1월 대회에서 대통령후보지명을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후보 동시 지명 동의안을 내놓겠다.
한편 이철승씨는 유·유 회담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하고 『1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신민당은 공당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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