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드러낸 도로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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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일하오 서울∼대전사이의 고속도로에서 15대이상의 차량이 연쇄충돌사고를 낸것은 당국의 도로관리결함과 운전사의교양이 희박한데 원인이 있는것으로 경찰에서 분석하고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새로등장한 고속도로에는 ①가로등과 「서비스」공장등 필수적인 부대시설이 전혀 마련되어있지않고 ②「스노타이어」가 보급되어있지 않는데다 눈과 얼음을 녹이는 화학장비차량이 거의 없는실정이며 ③운전사들이 초보적인 운전관념만으로 고속도로를달리고 있기때문에 사고의 가능성이 항상 높다고지적했다.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고속도로 순찰대가 속도위반차량을 측정기로「체크」하는 즉시 중간에 있는「톨·게이트」에연락, 위반차량에 대한 시정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무전시설과 기동력의 미비로 철저한단속이 불가능한 상태에있다.
고속도로 관리를 맡고있는 도로공사는 현재 화학장비차량을 3대보유하고있으나 원료약품을 제대로 갖추지못한것과 조작기술부족으로 1대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의 속도제한은 50∼1백km로 달리도록 되어있는데도 운전사들은 자기 차량의 성능과 제원을 잘모른채 속도만내는 경향이있고 제동거리에대한 관심이 적어 앞차가 고장이거나 전복될경우 연쇄충돌사고를 면치못하고있다.
주행속도가 시속 90km인경우 제동소요거리는 81m, 70m일때는 49m로 최소한 안전제동거리는 50m이상을 유지해야하는데 이것이 또한 지켜지지않고있다.
한편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난1월부터 10윌말까지 고속도로상에서 일어난 차량사고는 총 1백53건이며 사망자29명, 부상3백17명에 재산피해는 8백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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