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의 「미니」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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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명물중하나는 「폴거·셰익스피어」도서관 이다. 그러나 이도서관은 「워싱턴」에 살고있는 사람이라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있지 않으면 그런 도서관이 있었던가할정도로 작은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미국의 대부호이며 수집가인 「헨리·폴거」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현재 이 도서관은 1641년 이전에 영국에서 출판된 모든 서적의 53%인 13고책을 수장하고 있으며 그밖에 서필본·기록·문서등 방대한 량의 각종문헌을 소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세상에 존재되고있는 「셰익스피어」의 초간2신판본은 모두해서 약2백40부라고 하는데 그가운데 79부를 이도서관이 수집하고 있으니 물론 제1위이고 다음인 대영박물관이 겨우5부이니까 이것만 보더라도 이 도서관의 대체적인 규모를 알수있다.
역시같은 2신판으로 재판본이 57부, 3판본이 25부, 4판본은 37부이다. 4신판본도 이에못지않게 많이있으며 특히 유명한것으로는 1594년에 간행된 『타이타스·안드로니크스』이다. 이책은 1904년「스웨덴」에서 발견된 희귀본으로, 「폴거」는 이것을 2천파운드에 사들였다. 후기의 간본들은 그수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으나 『햄릿』 하나만을 보더라도 8백종을 넘고있다.
「폴거」 도서관은 전시실·소극장·열람실의 세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외관은 「모던·클래식」양재의 작은건물 이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셰익스피어」 생존당시 영국의 극장을 모형으로한 소극장을 위시하여 모든시설이 보는이로 하여금「엘리자베드」조 영국의 기분을 자아내게한다. 열람실은 「셰익스피어」를 연구하는사람들에게 개방되어있으니 그들에게 있어서 이보다더한 상기탑은 없다.
「폴거」는 이 도서관을 창설하고 애석하게도 2주일뒤에 죽었지만, 그의 이름과 더불어 그 업적은 미국의 자랑의 하나가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문도서관이라고 할수있는 대학도서관이 1백28개, 각전문기관에 설치되어 있는 특수도서관이 1백29개 있으나 그가운데 어느 하나도 이 작은 건물의 「폴거」 도서관을 따를만한 것이 없다.
특히 대학도서관은 해방이후 우후죽순처럼 많은 수의 사학이 생겨나는 바람에 그 건물도 크고 화려한것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거대한 도서관건물이 설때마다 한국제일이니 동양최대의 도서관이니하고 자랑들을 하였다. 그러나 교수·학생들에게 보다 필요한것은 거대한 건물에 앞서, 그속에 들어있는 자료 즉 충실한 내용일것이니, 대학사회에서 만이라도 외관하선주의 폐풍을 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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