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무면허 운전사|각종 교통사고 일으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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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마다 부쩍 늘어나고 있는 각종 교통사고의 75%가 운전사 과실에 있고 그 중에서도 무면허 운전사에 의한 사고가 잦아지고 있음이 8일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경이 지난 달말 불과 1시간 반 동안 서울시관내의 일제단속을 통해 한꺼번에 무려 66명의 무면허운전자를 적발한 데서도 밝혀졌다. 이 같이 판치는 무면허운전사는 대부분 각종「버스」회사의 조수, 정비공, 자가용차의 소유자 등 형태로 나타났다.
적발된 66명 중에는 영업용 「버스」와 「택시」회사정비공이 12명, 조수가 22명으로 가장 많아, 그 견습공 2명, 여차장 1명, 차주와 차주의 딸이 2명 등으로 그 신분이 나타났다.
지난 달 31일 새벽 4시쯤 서울 서대문구 가좌동 293 현대교통 급행 「버스」 종점에서 운전면허 없는 정비공 최문근군 (17·가명)이 서울 영5-5005호 「버스」를 몰다가 시장에 가던 김대식씨 (50·남가좌동 산 29)를 치어 현장에서 즉사케 한 것도 무면허운전이 빚은 전형적인 사고였다.
이날 최군은 앞에 지나가는 김씨를 보고 피해간다는 것이 「핸들」을 잘못 조직, 김씨를치었던 것이다.
지난달 26일 하오4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본동 267 앞길에서 서울 영 9-666호「앰뷸런스」와 서울영1-1837호 「택시」가 충돌,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도 운전면허 없는 자동차조수 이충구군 (17·가명)이 운전연습을 하다 빚어낸 것이었다.
이같이 늘어난 무면허운전은 차량증가에 따른 운전사의 수요가 급증되면서 신분적으로 그들의 대우가 향상되고 귀찮은 일, 궂은 일을 정비공·조수들에게 떠맡기는 통에 빚어지는 것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새벽4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유진 「버스」종점에서 정비공 박한수군(21) 이 서울 영5-3104호 좌석 「버스」에 발동을 걸어놓고 운전사 황모씨(38)를 깨우러간 사이에 「버스」가 20m쯤 앞으로 굴러내려 길옆 송영용씨 (60)집을 들이받아 60여만 원어치의 피해를 낸 것도 이 같은 현상에서 생긴 것.
이밖에도 각급 자동차운전교습소에서 연수중인 실습생들과 자가용차의 차주들이 운전연습을 하는 통에 생기는 사고추세도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일제단속에서 걸려든 한양대공대 도시공학과l년 김상제군(18·가명)의 경우엔 운전연습을 하느라고 자기 집 차인 서울 자 2-189호 「코티나」를 몰고 영등포에서 아현동까지 나왔다가 불심검문에서 적발된 것이다.
또 지난달 27일 하오1시쯤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208 앞길에서 서울 영 1-6324호 「택시」를 몰고 수리를 하러가다 사고를 낸 이성화환 (23)의 경우도 이씨가 정비공으로 면허없이 차를 운전했기 때문에 빚은 사고였다.
이씨는 이날 운전기술이 서툴러 사고지점의 다리난간을 부딪치고 옆자리에 앉았던 같은정비공 최한헌씨 (23)를 현장에서 숨지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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