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지금 비즈니스 호텔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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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울산 혜야호텔(59실)이 24일 문을 연다. 이 호텔은 울산에서 두 번째로 들어서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울산의 첫 비즈니스 호텔인 울산시티호텔(90실)은 지난 4월 남구 달동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호텔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완공된다.

 인구 112만 산업도시에 비즈니스 호텔이 잇따라 들어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신라호텔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울산은 관광 숙박시설이 부족한 도시다. 전국에서 유일한 고래관광과 영남알프스, 태화강 등 특색 있는 볼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관광객이 머무를 숙박시설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롯데호텔 측은 ‘출장 비즈니스맨’에 주목했다. 연간 30여만 명에 달하는 울산의 기업방문객을 잠재적 고객으로 본 것이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작성한 ‘울산 3대 주력업종 방문자 현황’에 따르면 해마다 현대중공업을 찾는 방문객은 14만~18만 명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14만~16만 명 정도다. SK이노베이션을 찾는 방문객도 1만7000명에서 2만5000명에 이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한 부장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업무차 방문한 여성이 숙소를 찾지 못해 유흥가 모텔에 묵은 적도 있었다”며 “비즈니스 호텔이 느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무척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울산과 인접한 경주와 부산에 숙소를 잡아 업무와 관광을 연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울산에도 특급 호텔은 있다. 롯데호텔 울산과 현대호텔 울산 등 특1급 호텔이 2곳 있다. 하지만 평일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로 붐빈다. 평일 객실 가동률은 80% 이상이다. 대부분 해외 바이어 등 울산의 기업을 찾는 외국인 출장객들이다. 이들 호텔은 오히려 주말 손님이 적다. 평일에 비해 출장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객실의 절반 정도가 비어 있다.

 특1급 호텔의 숙박비는 30여만원이다. 반면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 8만∼15만원으로 특급호텔의 절반 수준이다. 외국 바이어들은 특급호텔을 주로 이용하지만 국내 출장객 또는 동남아시아에서 출장 온 외국인들은 비즈니스 호텔을 선호하는 편이다.

 임종순 울산시티호텔 기획팀장은 “울산은 다른 도시와 달리 관광객보다 비즈니스맨들의 숙박 수요가 더 높은 곳이다. 주중에는 객실 대부분이 꽉 차지만 주말에는 한산해 울산의 기업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효 울산상공회의소 기획홍보팀장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수익이 나지 않을 사업에 뛰어들 리 없지 않겠느냐”며 “비즈니스맨들의 출장이 잦은 울산은 호텔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객 증가도 호텔 건립 열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울산을 찾은 관광객은 최근 8년간 35% 증가했다. 2005년 1201만2260명에서 2012년 1622만5170명으로 35% 늘었다. 하지만 1박2일 이상 머무르는 ‘숙박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에 70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울산시는 숙박시설 부족이 이 같은 현상을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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