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일진출반대하는 재일한국인신용조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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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금융기관의 일본 진출 노력과는 달리 재일교포의 신용조합인 재일한국인신용조합협회(회장 박한식)는 국내 금융기관의 일본진출을 반대하고있어 정부의 적절한 조정이 요구 되고 있다. 이곳 한국인신용조합협회는 본국정부에 대해 본국시중은행이 일본에 지점을 설치하면 ①쌍방이 경쟁하여 상대적으로 업무가 약화되고 ②신용조합의 은행승격계획에도 막대한 지장을 준다고 반대하고 일본에 있어서의 무역결제, 수출금융, 외환업무는 한국외환은행의 동경, 대판 두 지점과 한일은행 동경지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있다.
따라서 한신협은 정부가 70만교포의 유일한 금융기관인 신용조합의 은행승격을 적극 후원해 주어야하며 이는 지난번 한일각료회담에서도 원칙적으로 결정된것인 만큼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한신협이 이와같이 본국시중은행의 일본진출을 달갑쟎게 받아들이는 것은 지난해6월1일부터 일본정부가 실시한 금융이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의 골자는 일본안의 군소금융기관을 합병, 대규모화하고 이종금융기관, 즉 신용조합이나 신용금고를 합병 또는 상호은행으로 전환시켜 민간중소기업전담 금융기관화하려는것이다.
더우기 이 법은 금융기관의 배당금및 예금금리 자유화까지하여 금융기관의 자유경쟁을 유도,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전제하고있기 때문에 영세한 교포 신용조합으로는 이 와중서 견디어나기 어러운 여건이 조성되기때문이다.
물론 본국정부도 지금 5백만불의 재일교포중소기업육성기금을 배정했고 한일각료회담을통해 교포신용조합에 대한 특혜를 일본측과 합의하고있으나 국내시은 진출을 못마땅히 여기는 현지교포에 대해 뚜렷한 대책은 아직 세우지 못하고있다.
그러나 이미 대판에 사무소를설치, 지점의 전초기지를 구축한 제일은행측은 일본과의 무역량으로 보아 외환은행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며 따라서 일본은행을 통한 수출입금결제가 많은데 이것을 우리 나라 금융기관이 파고들자는 것이며 교포의 예금을 끌어들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맞서고있다.
제일은대판사무소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외국에 진출하는것은 외환업무가 주목적이므로 오히려 많이 진출할수록 경쟁을 통한 업무개선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본국정부가 빨리 지점으로 승격되도록 조치해야 될것이라고 말하고있다.
이와같이 재일교포 신용조합측과 본국시은측과의 견해차이는 심각한바가 있으며 따라서 서로가 비협조적으로 임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일본진출을 희망할 다른 3개 시은을 위해서는 양쪽에 원만한 타협이 있도록 정부의 정책조절이 시급히 요구되고있다.
한편 지난8월말 현재 한신협산하 28개조합의 총예금고는 6백56억1천2백만 일본원으로 북괴측 조신협의 8백39억9천6벡만원에 비해 열세에 있으며 한신협 산하 대판흥은의 예금고가 1백60억원으로 전일본조합중 13위를 차지하고있는데 비해 조련계의 동경동화가 1백65억원으로 12위를 차지하고있어 한신협에 대한 본국정부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책도 필요할것으로 보인다. 동경=현영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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