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차이 없게 담화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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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에 즈음한 소신과 심경을 피력했다.
신임투표를 앞두고 공화당과 측근에서 줄기차게 건의된 전국유세는 한정된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말의 차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전국민을 상대할 수 있는 TV·「라디오」를 통해서 통일된 말로 자신의 소신을 국민에게 알리기로 한 것이라고.
특히 이 방식은 육성일 뿐 아니라 자신의 모습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유세를 하는 것보다는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는 것.
개헌자체, 야당의 자세, 독재· 영구집권·민주주의·부정부패 등 6개 항목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밝힌 박대통령은 특히 야당에서 자기를 독재자라고 비방하는데 대해 『우리 야당과 같이 반대를 위한 반대의 고질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야당이 독재자라고 부르는 대통령이 진짜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라고 반박했으며 『야당이 민주주의가 독점물인 양 행동하는데 자기들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독재자라고 규탄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형식으로 다루는 식의 민주주의를 우리 나라 야당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국민투표 참관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민당은 요즘 휴교로 귀향 중인 일부 대학생들이 투표 참관인을 자청해온다고 흐뭇해한다.
송원영 신민당 대변인은 『학생들이 무보수로 투표구 참관인뿐 아니라 투표 당일 투표장 외곽에서 부정투표방지에 적극 나서겠다고 자청해와 서울·부산·의정부· 양주 등에서는 벌써 상당수의 학생 참관인이 나서게 되었다』고 했다.
또 신민당 중앙당사에 3선 반대 헌금접수처를 만들어 놓았는데 10일에는 미국「시애틀」 의 한 교포가 25「달러」를 보내왔다.
○…개헌설득을 위한 전국 순회에 나서고 있는 전 공화당 의장 김종필씨는 9일 저녁 나주 강연장에서 어떤 촌로로부터 햅쌀 세 가마를 선물로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한해를 크게 입었던 나주군 동강면 학성리에 금일봉을 전달한 일이 있는데 이 부락민들은 대표를 뽑아 올해 이 논에서 난 햅쌀을 김씨에게 선물한 것.
한편 9일 밤 마지막으로 열린 송정리의 강연회장에는 무소속의 박종태 의원이 9·14이후 처음으로 선거구민들 앞에 나타나 『개헌이 발의되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그러나 7·25담화 이후 내가 정치지도자로 모시는 김 의장께서 나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고 보아 그의 결단에 따르기로 했던 것』이라고 개헌찬성 이유를 실명했다. 【광주=심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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