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표 야구'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야구 전문가라는 사람들 가운데 90%는 우리가 또 꼴찌를 할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 사람들의 밥줄을 끊어 놓을 생각이다. "-롯데 백인천 감독

거인(巨人)롯데가 다시 뛴다. 한층 젊어진 얼굴이다. 힘도, 패기도 되찾은 듯하다.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부끄러운 꼬리표를 떼고 다시 출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 올시즌 목표는 4강 진입이다. 그리고 2년 뒤에는 한국시리즈 정상에의 도전이다.


'뛰는 야구''젊은 야구'로 새롭게 변신 중인 롯데선수들이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앞서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97패를 당한 롯데가 4강에 들겠다고? 다른 팀들이 비웃지나 않을까. 그러나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차려진 롯데의 스프링캠프에 들어서보면 그 각오가 무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백인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도전 정신과 용기만이 롯데를 살릴 수 있다. 배부른 매너리즘을 버리는 데 지난 시즌과 올겨울을 보냈다. 이젠 선수들이 싸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백감독은 대대적인 물갈이와 새로 도약하는 젊은 선수들의 주전 경쟁만이 롯데의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신력이 나약한 기존 주전들과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은 신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백감독은 이를 가리켜 '치고 올라오는 야구'라고 표현한다.

백감독이 꼽는 '깜짝 주전' 후보는 김장현.양성제.변인재(이상 투수)와 이승화.박기혁.박남섭(이상 야수) 등이다. 이들은 기존 주전을 위협하는 정도를 넘어 롯데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선수들이다.

여기에 김주찬.보이 로드리게스.김응국 등이 중심타선을 맡고 손민한.염종석.김영수 등이 마운드의 주축을 이룬다. 5월이면 선발이 가능한 박지철.주형광과 재활 중인 박석진.문동환이 보태지면 남부럽지 않은 투수진이 갖춰진다.

부족한 것은 공격력, 특히 장타력이다. 백감독은 이를 커버하기 위해 '뛰는 야구'를 강조한다. 백감독은 "최기문.김주찬.신명철.박남섭.박기혁.김대익은 물론 주전으로 기용되는 아홉명 모두가 도루 능력을 지녔다. 앞으로 빠른 발이 롯데의 주무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오는 25, 2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훈련경기를 가진 뒤 28일 일본 후쿠오카로 이동, 정규시즌 대비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피오리아(애리조나주)=이태일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