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당국은 1960년대 고전 영화인 '라 돌체 비타'에서의 여배우 아니타 에크버그처럼 분수대에서 물 튀기는 장면을 재연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에 따르면 앞으로 바로크풍의 트레비 분수대에서 수영하는 이들에게는 최대 5백 유로(미화 4백85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이밖에 방문객이 적은 다른 시내의 분수대에서는 최대 1백 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트레비 분수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수영객들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명작인 이 분수에서 주운 동전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한 노숙자가 자신의 수입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다가 시 경찰에 절도혐의로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로베르토 체르첼레타라는 이 노숙자는 체포되기 전 일간지 코리에르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신문 보도와는 달리 하루에 2백~3백 유로 정도의 동전만 건진다. 그리고 나서 다른 두 명의 실업자들과 이 돈을 나눠 갖는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체르첼레타라는 일주일 중 6일 동안 6백 유로(5백82 달러)를 주워 담아 왔으며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 회원들이 분수대에 던져진 동전을 수거하는 월요일에만 일을 쉬었다고 한다.
1994년 이탈리아 고등법원은 분수대속의 동전을 건져 올리는 것은 그 속에 동전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법적인 문제가 없으며, 다만 분수대 속으로 뛰어 드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새로운 수영 금지 조례는 이 1994년 판결에 근거한 것으로 관광객들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 던지기를 멈추게 만든 체르첼레타라의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바다의 신 넵튠이 날개 달린 마차를 타고 있는 대형 동상이 세워져 있는 트레비 분수는 1762년에 건축된 것으로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중 하나이다.
이 분수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동전을 던진 방문객은 반드시 로마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