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프라하의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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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1일은 소련과「바르샤바」조약5개국의 「체코슬로바키아」침공1주년이 되는 날이다.「체코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이날을 「국치일」로 부르고 있다.
외신은 오늘의 「프라하시 풍경을 한결같이 재색으로 보도한다. 소군의「탱크」가 대거 진주하리라는 풍문이 나도는가하면, 반소 「데모」의 기색도 보인다. 「체코」국민의 집요한 「레지스탕스」는 자유민의 마음을 자못 심연하게 만든다. 자유의 갈망, 인간회복의 추구는 그처럼 무서운 지열로 남아 「체코」국민의 발을 구르게 하는것이다.
「체코」인들은 알거있다. 그들이 난폭하게 저항하면 결국은 소군의「탱크」가 다시 몰려 들어오는 구실이 된다는 것을 뼈아픈체험으로 더특했다.
최근 지하수처럼 「프라하」시에 번지고있는 이른바 「간접저항」은 그런 상황에서 생긴「체코」국민의 기지이다. 그하나가 『저항의 편지』.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의무적으로, 적어도다섯장 이상을 더복사하여 암암리에 돌려보는 것이다.
「체코」국민들은 이 편지를 통해 21일의 저항을 이렇게 전하고있다. 「버스」승차 「보이코트」, 극장관람자진거부, 「카페」와 음식점의 출입거부. 21일은 『비극의 날』이기 때문에 즐거운 음악을 듣고있을수는 없다는 결의들이다. 시민들이 「카페」를 찾아가지 않으면 악사들은 노래를 연주할 필요가 없게 된다.
정오를기해 모든자동차는 「스톱」, 그리고 「헤들라이트」를 켠다. 정오의 「프라하」시는 자유의 태양이 없다는 상징적 「데모」이다.
지난8윌초순 「아뷔아」에있는 항공사에 소련사절단이 방문했었다. 「체조」직공들은 작업장의 문을 잠그고 일제히 휘파람을 불며 문밖의 그들을 야유했었다. 최근「체코」의 생산률은 급격히 저하, 2.7%밖에는 상승되지 않았다. 임금은 지난5개월동안 7.6%나 인상되었지만 노동자들은 생산의욕을 잃고 있다.
『우리는 휴일의 몇시간을 「두브체크」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자진일해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우사크」 「사보타지」입니다』 노동자들은 서슴지않고 말한다. 정말 「프라하」시의 가로수마다 흰 「페인트」로 「두브체큰 라고 종서한 풍경도 보인다. 자유에의 향수랄까.녹옴이 짙은 가로수에나 자유의 흔적은 쓸쓸히 남아 있는것이다.
그러나「프라하」의 지열은 언젠가 그 끊임없는 지하수를 폭발시킬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최후갈구인 자유의 분수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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