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영국"의 치부|북「아일랜드」의 "종교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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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주의의 발상지이며, 어느나라보다도 훌륭한 민주국가라는 영국에서 민주주의가 행해지지않고 있다해서 연일 폭동이 일어나고있다. 소란이 일고있는 지역은 영본토 옆에 있는 북「아일랜드」. 이곳은 옛날부터 간헐적으로 소란이 계속돼왔지만 특히 지난 1일부터는 폭동이 대규모화해서 「윌슨」수상은하기 휴가를 취소하고 이지역에 군대를 투입, 폭동 진압에 골치를 앓고있다. 지난15일엔 완전 무장한 6백명의 군대가 영국본토로부터 북「아일랜드」에 공수되어 폭동진압군의 수는 7천명이 넘어섰다
「가톨릭」교도와 신교도간에 일어나고 있는 이 난투극 때문에 영국정부는 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혀를 내두르고 있는데 이 북「아일랜드」라는 지역은 그럴만한 특수한 여건에 놓여있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한 자치지역으로서 독립된 정부와 법원을 가지고 있으며, 「런던」의 하원에 의원을 뽑아 보내고 있다.
이곳은 현재 연합당이 집권하고 있으며, 연합당 세력의 주축을 이루고있는 것은 「프로테스탄트」교도들이다.
인구 1백50만명중 1백만명이 「프로테스탄트」이며 나머지 50만명이 「가톨릭」교도들인데 싸움의 발단은 다수인 「프르테스탄트」가 소수파인 「가톨릭」을 천대하는데서 일어나고 있는것이다.
예를들어 북「아일랜드」의회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수 있는것은 주택이나 토지를 가진 사람에게 한정되어 있는데다가 주택은 집권층인 「프로테스탄트」에게 우선적으로 할당된다.
게다가 회사의 경영자쯤 되면 복수 투표권을 가져한 사람이 5표, 10표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가 있게돼 있다.
집없고 땅없는것만도 서러운데 투표권마저 박탈당하고 있으니 이에 주민들이 순종만 할 리 없고, 소수파인 「가톨릭」교도들의 투쟁목표는 1인1표라는 아주 원시적인 요구(?)에 불과한데도 소란은 그칠날이 없다.
민주주의의 「모범생」인 영국에 이런 지역이 있다는 것은「아이러니컬」하다. 금년 5윌 엔 북「아일랜드」의 「얼스터」선거구에서 실시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소수파인 「가톨릭」계의 약관 21세의 여자대학생 「버너디트·더블린」양이 당선, 화제가 된적도 있다.
「스튜던트·파워」의 선두에 섰던 그녀의 선거구호는 설움 받는 「가톨릭」교도의 민권회복이었으며 요즘도 이를 위해 맹활약중이라는 소식이다.
이렇듯 물끓듯이 일고있는 여론때문에 1인1표제 실시는 여당회의에서 통과되었지만 「가톨릭」교도들은 계속 공민권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당 강경파는 반대를 고집하고있어 북「아일랜드」의 소란은 쉽게 가실것 같지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윌슨」수상이 당장 해결해야될 문제는 많다.
EEC(구공시)가입 문제라든가 「프랑」화 평가절하에 따른 「파운드」화의 대책등을 하루빨리 세워놓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번폭동은 의외로 대규모적이고 장기화되고 있으므로 문제는 「윌슨」이 북「아일랜드」 정부내의 강경파를 어떻게 달래가면서 「가톨릭」계의 요구를 들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겠다. <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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