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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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중부와 영동 및 영남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말미암아 도처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4일 현재 전국의 피해상황을 보면 사망자 및 실종자만 1백여명에 달했고, 이재민 약 2만명, 재산피해액은 12억원에 달하고 있다.
해마다 연중행사처럼 되어있는 수해는 금년에도 예외없이 숱한 인명을 비명에 가게 했으며, 농민들이 피땀 흘려 가꾸어 놓은 수천정보의 농경지와 농작물을 앗아갔다. 이제 시급한 것은 수재민들의 구호이며, 그들 수재민들은 지체없는 따뜻한 구호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겠다.
수해의 참상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낱낱이 알려지고 있거니와 동포의 불행에 대해서 그 구호에 외면하거나 인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물론 국민들은 그들의 구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시간적으로 급히 서둘러져야 할 것이다.
수해지역이 여러곳에 흩어져 있고, 그 이재민 또한 많으므로 집중적인 지원이 어려울 뿐만아니라 도로의 파괴, 또는 교통수송상의 장애, 구호절차의 번거로움등으로 구호가 지체될지도 모른다. 수재민에 대해 보사부는 1일 3합씩의 구호양곡을 7일분 ,장예보조금 1구당 3천원, 그 밖에 약간의 가옥 복구비등을 지급하기로 되어었다고 한다. 그것이 결코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제때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고, 그밖에 부족되는 부분에 대한 정부의 구호조치도 아울러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구호는 단순히 구호양곡의 지급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며, 피해복구·방역·치한도 동시에 병행되어야 할 것이므로 건설부의 시급한 복구사업을 비롯해서 내무·국방등 정부부처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중앙재해대책본부는 건설부에 마련되어있으나 건설부는 주로 복구사업에, 보사부는 구허, 내무부는 예방·경계·동원등을 맡고 있어 종합성·기동성을 발휘하는데 지장이 적지않은 듯이 전해지고 있다. 기구가 가지는 복잡성 또는 결함으로 말미암아 실정파악을 비롯해서 유효 적절한 제때의 구호와 복구가 어렵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할 것이다. 재해대책을 위한 유기적인 부처간의 협동은 물론, 기구가 가지는 결함이 있다면 그것도 이 기회에 아울러 검토하고 시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수해는 물론 지금까지의 경험등에 비추어 재해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겠으며, 그러는데는 장기적인 수방안전체제를 확립해야 할 것이고, 우선 수해로 파괴되거나 유실된 가옥은 안전지대로 이전하고 그들이 안락할 수 있는 주거지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구호대책만으로써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해마다의 수재피해는 연평균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구호를 위한 동포애의 발휘가 항상 요구되고 있다. 불행한 동포를 돕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도덕적인 행동이며 보람있는 일이다. 역지사지하여 불행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데서도 더 그러한 느낌은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뿐만아니라, 십시일반의 동포애를 발휘하여 수재민을 구호함에 협조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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