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달에서다(2) - 7월의 성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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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월20일 음력6월7일밤10시32분. 서산에걸린 상현달이 목동성좌옆 서쪽을 지나고 있을때 「아폴로」11호의 두우주인은 역사적인 달에의첫발을 밟기위하여 달착륙선으로 옮겨탄다.
샛별을 등대삼아 은하수를건너간다는 동화의꿈을 간직한조각배에 수많은 별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인간이 내리는 것은 그로부터 수시간뒤.
「아폴로」11호가 달에 상륙하는 7월의 하늘을 별들은 어떻게 수놓고있을까. 천문학박사 조경철교수(연세대)에 의하면 여름밤 하늘을 가장 아름답게장식하는 관좌, 「헤르클레스」좌, 백조좌, 거문고좌, 독수리좌와 그밖에 전갈좌, 사수좌, 땅꾼좌등이 우주인의 첫달상륙을 지켜본다. 별자리(성좌)는 현재모두 88개가 사용되는데 전설이나 신화속에 등장하는 인물, 신, 동물, 기물의 이름을 딴것이많다.
지구의 공전면 즉 태양과같은 높이에있는 황도에 12궁이라고불리는 12개좌와 황도 북쪽에 29좌, 남쪽에 47좌가있다.
요사이 저녁하늘 (9∼10시)을 보면 바로 머리위에 일곱개의 왕관모양을한 예쁜 별들이 있다. 우리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는 이별은 관좌「코로나·보레알리스」다.
이중 육안으로 겨우보이는 R관좌별은 수천억의별 중에서단 하나, 담배를 피우는 별이다.
실은 탄소연기지만 노란연기를 모락모락 내뿜어 자신의얼굴을 연기로가리기도한다.
판좌 바로 동쪽에 기골이장대한 성좌하나가 관좌를 집어던질것 같은 기세를 하고있다. 희랍 신화의 최대 영웅의모습을 한 「헤라클레스」좌다. 사자와 바다뱀, 게등을 퇴치하여 태양 건너편에 각기 별자리를 이루게한 장대한 기상의 이「헤라클레스」좌의 「알파」별 (제일밝은 별)은 3·5등성. 적색의 초거성으로 불규칙한 변광을 낸다.
「헤라클레스」좌의 자랑은 북반구에서 제일 크고 화려한 성단인 M13성단을 가진것이다. 이성단을 수백만의 항성이 한데 모여 장관을 이루고있다.
겨울 성좌의 왕이 「오리언」좌라면 여름 성좌의 왕은 백조좌「시그누스」다. 12개의 큰별이 백조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듯 은하 한복판에 자리잡고있다. 육안으로 보이는 별만 2백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위도상으로 위치가 좋아 밤10시 바로 우주인이 달에 내려갈무렵, 은하수가 중천에 뜨면 모가지를 길게 빼고 은하수를 따라 나는듯한 모습을 볼수 있다. 긴목과꼬리 날개가 십자모양을 이루어 북십자성이란별명을가졌다. 「제우스」가 「스파르타」왕비 「레다」를 만나러 갈때 백조로 변신한 유래를 따라서 지은 이름의 성좌.
백조의 머리부근 은하 서쪽에 서양의 거문고 모양을한 거문고좌(리라)가 위치한다. 희랍신화의 악사「오르페우스」의 거문고가 하늘에걸린것이라고 전해오지만 우리 동양에서는 1년에 한번 만난다는 슬픈 사연의 직녀성이 있다. 이 성좌의 「알파」별이 직녀성「베가」이다. 청백색의 O·1등성으로 아주 밝아 은하수건너편에 있는 견우(알타이르)별과 백조의 꼬리에있는 백색휘성「데네브」가 한눈에 들어오는 큰삼각형을 이룬다.
견우별은 거문고좌 동쪽 독수리좌(아푸일라)에 있다. 고대중국에서는 두 성좌를 칠석성이라고 불렀다. 폭포아래에서 목욕을하던 팔선녀의 하나인 옥황상제의 맏딸과 노총각 목동과의 전설을담은 성좌다. 음력7윌7일 칠석날, 은하수를 사이에두고 안타까와하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위에서 만난다고하는데 실제성좌는 변함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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