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길은 뚫렸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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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3일의 『날치기사회』이후 한마디도 이가 맞지않던 여야총무회담은 열이틀만에 조그만숨통을 텄다.
당초 신민당은 의장단가운데 한사람이 인책하거나 추경예산안을 재심해야 한다고 했고 공화당은 아무것도 들어줄수없다고 버티었던것.
그러나 신민당은 이효상의장이나 장경순 부의장의 사회를 거부할뿐 아니라 오는 9일에 있을 의장단개선을 방해하겠다고 별렀기 때문에 공화당의 고민이 컸다.
이·장양씨가 사회봉을 안잡으면 결국 윤제술부의장이 사회를 맡아 공화당은 국회본회의를 뜻대로 이끌어 갈수없고 의장단개선을 못하면 방미사절단장으로 결정된 장부의장은 평의원자격으로 가야한다는 얘기.
그래서 대야절충에 불리한 입장일수밖에 없던 공화당은 4일밤 실력자들의 협의끝에 추경예산안의 예결위종합심을 다시하기로 후퇴해서 결국신민당이 총무회담의 냉전1 「라운드」에서 판정승을 거둔셈.
추예안의 예결위재심이 우여곡절끝에 합의되자 일부 여당의원들은 크게반발. 백남억정책위 의장과 김택수총무는 의장실에서 「잘못됐다」 「잘됐다」로 언성을 높여 입씨름을 벌렸으며 김총무는 사표까지써서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여·야격돌을 피하기위한 절충을 믿고 있다고
○…공화당은 「예산안재심원칙」까지 후퇴하기에앞서 4일오후 이효상의장의 자진사퇴를 타진해보았으나 『물러날 시기가 지났다』는 이의장의 완강한 거절로 인심만 사나와진 결과가됐다..
이의장은 『국회가 정상운영되지 못한데 대해서는 내가 이미 사과했고 장부의장에대해서는 불신임안까지 제기되었었는데 이제와서 내가 여야정쟁의 제물이 될 수있겠느냐』는 말을박동윤비서실장을통해 공화당총무단에 전한것.
이의장은 5일아침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총무회담에도 유쾌하지못한 표정을 짓고 나왔으나 신민당측 요청으로 이의장은 떨어져 앉아있었고 총무회담은 윤부의장이 주재했다.
○…공화당의 이의장사퇴건의, 예산안재심검토등 여야총무단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5일의 국회분위기는 몹시들뜬상태.
야당의 인책공세를 받은 이의장은 국회본회의가 열려도 침통한 얼굴로 의장실에 처졌고 장부의장은 출석조차 하지않아 이날 본회의도 이틀째 신민당소속 윤제술부의장이 사회봉을 쥐었다.
대정부질문으로 김상현(신민) 의원등이 열을 올리는 동안 여당의석에는 삼삼오오로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 수근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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