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꿩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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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조시대에는 서울성내의 땅은 모두공유지였다. 따라서 개인의 토지소유권은 일체 인정되지 않았었다. 새집을 지으려면 적당한 빈터를 골라 관허를 신청하면 한성부에서는 그땅이 2년간 공지였다는것만 알면 허가해주었다. 빈터가 많았던 때였으니까 새집을 지어산다는것은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었다. 집을 살때에도 그가옥의 대지에 대한 구입절차는 하지 않아도 들어살수 있었다. 한성부에서는 또 가계니 가권이니하는 관문서만 발급하면 그만이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가령 1907년 이전에는 종로대로변에서는 왕의 행차가 있을 때 즉시 이를 철거시킨다는 조건 하에서 이른바 가건축이 인가됐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사이엔가 가건축주에게 가옥이며 대지의소유권이 넘어가서 공공연하게 매매됐었다.
토지투기는 일제 때부터의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진고개를 중심으로 한구역과 종로거리의 땅값이 제일 비쌌다. 한국인은 진고개 쪽으로는파고 들어가지 못했기때문에 종로 네거리에서 안국동으로 이르는 견지동 쪽에 옛날 부호들은 땅을 사뒀다.
그때와 지금과를 비교해보면 서울의 땅값은 엄청나게 바뀌어졌다. 일제때의 일인 관사촌들이 서울에서 주택가를 최고로 올라선 것도「아이러니컬」한 얘기지만 변두리일수록 땅값이 더 뛴다는 것도 옛사람들은 상상도하지못할일이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부동산시가표준액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6개월 동안에 서울의 땅값이 평균20.2%나 올랐다한다. 특히 동빙고 지구는 2백33%나 뛰었다니까 백만원에 산 땅이 2백30만원 이상의 엄청난 재산으로 반년 사이에 분폭이 된다.
땅값이 오른데에는 모두 그릴만한 이유가있다. 그러니까 그럴만한 이유만 앞질러 점칠수 있고. 다소의 여유만있다면 누구나 토지투기로 재미를 보고 싶어질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까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해서 과세율을 엄청나게 올려놓는데는것도 당연한 얘기이기도하다.
그러나 땅값이 비싼 도심지를 피해 변두리로 밀려나가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가난한 시민들뿐이다. 또말만 값이 뛰었지 실제로 매매는 별로 없다는것이 요즘 복덕방 영감들의 푸념이다. 이러다가는 위성도시며 도시분산화에도 큰 차질이 생기는것이 아닐까 염려된다. 알로 먹고 꿩으로 먹기는 어려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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