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굳힌 「아스팍」 4차 총회 공동성명이 나오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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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스팍」제4차 총회는 주최국인 일본이 바라던 대로 온건 「무드」속에 11일 폐막했다. 일본국내좌익세력의 「데모」위협에 쫓겨 이동시해변가에서 3일 동안 계속된 이번 총회는 우려했던 「데모」에 크게 위협받지는 않았다. 한반도의 긴장상태, 구전대회이후의 중공, 종전으로 치닫는 월남사태, 「오끼나와」반환을 의한 미·일 절충 등 극동의 안보문제와 대공자세로 시끄러우리라 던 이번 회의에서 강경 발언은 숨을 죽이고 경제번영으로 평화를 전취한다는 일본의 「페이스」에 말린채 다음 「뉴질랜드」회의로 「바톤」을 넘겼다.
『」아스팍」을 안보기구화 하려는 징조가 보인다.』 『한국 등 강경파에서… 「오끼나와」기지의 중요성을 역설할 것이다』-. 일본의 「매스컴」은 개회전부터 한국·중국·월남 등의 향배를 주시했다.
그러나「뉴스」의 초점이 된 최외무는 끝내 「오끼나와」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 「오끼나와」문제는 미·일간의 문제이고, 한국과 일본은 수시로 「오끼나와」문제를 논의해왔으며 이 문제가 많은 나라사이에 논의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스팍」총회에서 「오끼나와」문제에 언급하는 것은 부적당한 것이다.』 최외무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9개국 대표 중 한국대표는 시종 주목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한국대표의 홍보활동은 어느 나라보다 뒤졌다는 얘기들이다. 다른 나라대표들의 기조연설문은 영·일어로 인쇄되어 특설 「프레스·클럽」에 전달되고 일본외상을 제외한 각국대표는 「로비」에서 외국기자들과 곧잘 어울렸으며 기자회견도 했다.

<최외무기자 피해>
그러나 최외무는 기자접촉을 피했고 이 때문에 억측과 오해를 받기도 했다. 마지못해 마지막날 기자회견을 가졌을 뿐이다.
강경파 총수로 불려졌던 최외무가 「오끼나와」기지에 관해 언급하겠다던 국내발언을 번의한 이유에 대해 많은 「업저버」들은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북괴어구 꼭 쓰게>
일본대표단측에서는 일본국내사정을 고려한 「아이찌」 일본외상의 간청 때문이었으리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외무는 일본신문들의 「앙케트」에 대한 회답에서 -북괴-란 어구를 쓰고 그가 ,쓴말을 한자라도 고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매일신문을 북이라 쓰고 괄호안에 「노드·코리아」를 넣었다. 이 북괴란말은 공동성명작성과정에서 문제가 되었고, 북괴도발에 대한 항목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난항했다.
공동성명 9항 북괴의 위협에 대한 언급에서 한국은 결국 북괴를 침력자로 단정하는데 성공했다.

<무역확대를 강조>
한국은 일본이 원치 않는 강경발언을 피하는 대신 「아스팍」이 북괴를 침략자로 규정토록 한 것이다.
경제문제로는 무역의 장벽을 깨고 지역간의 무역확대를 절실한 과제로 규정했으며, 일본은 「오끼나와」기지문제를 표면화시키지 않은 것으로 주최국으로서의 이득을 얻은 셈이다.
발족후 만3년이 경과한 「아스팍」은 안정기조에 놓인 것 같다. 참가국도 늘리도록 했다. 이번 회의에 「라오스」가 「업저버」로 「인도네시아」가 「게스트」자격으로 참가했으나 내년5차 회의에는 「캐나다」의 참가를 권유키로 했다.

<새 제국주의 경고>
각국대표들은 이 지역의 안전을 위해서는 경제적 번영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크게 보아 일본측의 견해방향을 같이하는 듯 했지만 『이제 「아시아」인에 의한 새로운 제국주의가 「아시아」를 정복하려하고 있다』고 말한 「코만」태국외상의 견해는 중공의 군사적 제국주의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경제적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경계를 촉구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동=조동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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