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션스 일레븐', '프렌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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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리뷰 : '오션스 일레븐'

여러 개의 카지노에서 수천만 달러를 턴다는 줄거리는 신경 쓰지마라.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의 두 가지 버전이 갖고 있는 주된 관심사는 똑같다. 멋진 것들만 모아 놓는 것.

프랭크 시나트라는 이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1960년대 원작에서 여전히 볼 만한 것은 프랭키(번역자 주:시나트라의 애칭)를 비롯한 스타 군단으로 이뤄진 '랫팩(Rat Pack)'의 멋진 모습뿐이다.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음유 시인으로 나오는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에게는 여전히 호의를 갖기 힘들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이 점을 제대로 이해했고, 고맙게도 지난해 이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당시 한물간 감독이었던 루이스 마일스턴이 카메라 앞에서 스타 군단들을 훌륭하게 연기하도록 지도하는데 실패했던 반면, 소더버그는 배우들에게 멋지도록 무표정한 표정을 연습하게 해 만족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는 바보스럽고 따분한 두목을 태연스럽게 연기했고, 줄리아 로버츠는 원작에서의 앤지 디킨슨보다 배역이 커졌다. 늙은 사기꾼인 칼 라이너와 엘리엇 굴드는 노익장을 과시한다. 돈 치들은 새미 데이비스와 피터 로포드의 캐릭터를 나약한 패배자로 훌륭히 변형시켰다. 그리고 영화는 꿈같은 라스베이거스의 풍경과 드뷔시의 음악이 흐르면서 막을 내린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이 영화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러나 소더버그판 '오션'은 원작 보다 꽤나 흥미로운 편이다.

--타이 버
점수: B+

DVD 리뷰 : '프렌즈: 첫 시즌 완결판'

장기간 방영된 시트콤의 첫 시즌을 다시 볼 때면 대개 그 프로가 상당히 유치하다는 점에 깜짝 놀라게 마련이다. 어쩐지 박자가 맞지 않는 듯 하고, 등장 인물들의 특성은 분명치 않다. 게다가 배우들의 헤어 스타일은 어찌나 촌스러운지.

그러나 '프렌즈(Friends)'의 첫 시즌 편집판을 보면 의상 외에는 바뀐 게 별로 없다는 사실에 오히려 놀라게 된다. 극본은 위트가 넘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정확히 규정돼 있다.(조이가 사전 제작판 이후 색골의 이미지를 벗어났다는 점은 정말 다행이다.) 게다가 배우들의 호흡은 오랜 친구처럼 척척 맞는다.

재방영 채널들에서 내용이 삭제됐기 때문에 어떤 것이 엄청나게 광고해 온 미방영 장면이고(일부 방영분에서는 최대 2분 분량까지 된다), 어떤 것이 NBC 외의 채널에서 방영되지 않았던 것인지를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한 때 렘브란트가 관심을 가졌던 주제 같은 로스와 레이첼의 끊임없는 구애나, 언제나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던 젖꼭지(nipple)와 레즈비언(lesbian) 등의 두 단어에 대해 토론하는 제작자의 논평은 확실한 보너스다.

--조시 월크
점수: A-

Entertainment Weekly / 이정애(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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