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주면 벗는' 인터넷 개인방송 체험해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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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 와주셔서 감사해요. 지금부터 방송 시작할게요.”

한 인터넷 개인방송국 화면에는 20대 여성 BJ(Broadcasting Jacky)가 카메라를 보며 연신 웃음을 짓는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은 노래에 맞춰 아슬아슬한 춤을 춘다. 이윽고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여성은 “이제부터 쇼타임”이라는 말과 함께 상의 단추를 풀렀다. 여성의 방송을 보는 수십명의 회원들은 채팅창에 더 벗어달라는 의미의 “짝짝짝”이라는 글과 함께 솜사탕(한 개당 110원의 아이템으로 환전 가능)을 여성에게 보낸다. 솜사탕을 받을 때마다 여성은 눈웃음을 보냈고 결국 상의는 모두 노출돼 속옷이 보였다.

남성들은 “오늘 4등급(나체노출) 달리죠”라는 글을 채팅창에 적으며 더욱 심한 노출을 원했다. 여성은 그러나 “아쉽지만 오늘은 3등급(속옷노출까지만을 의미)방송”이라며 “다음기회에 4등급 방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여성이 받은 솜사탕 아이템은 어림잡아 2만여개. 환전수수료와 세금을 빼고도 여성은 한 번의 방송으로 140만원 가량의 돈을 벌었다.

개인이 방을 개설해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방송을 하는 인터넷 개인방송이 퇴폐방송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헤럴드경제가 4일 보도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윙크TV나 라이브TV 등 다수의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방송진행자(BJ)들이 선정적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1시간 남짓한 방송시간 동안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채 방송을 보는 회원들이 현금성 선물을 보낼 것을 유도한다.

일부 BJ들은 속옷만 입은채 방송을 하는 것은 물론, 자위행위를 실제로 하는 경우도 있다.

방송을 보는 회원들이 채팅창에 “더욱더 화끈하게 진행해달라”고 요구하며 현금성 선물을 보내면 BJ들은 노출로 화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바로 이 점을 노린 범죄도 최근 발생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채빚을 진 여성들에게 노출이 심한 개인방송을 할 것을 요구해 방송에서 얻은 수익은 물론, 영상을 성인사이트등에 유포해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 일당을 이달 2일 검거 했다.

피해여성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유명BJ는 가입회원 4만명이 넘는 카페를 폐쇄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4월 국내 인터넷방송 사업자들과 함께 ‘인터넷방송 건전화를 위한 협력회의’를 개최하는 등 선정적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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