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중인 미국 시인 「월리엄·J·스미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22일 한국을 방문, 각 대학에서 시 강의를 하는 한편 한국시인들과 만나고있는 미국의회도서관 시 고문 「월리엄·J·스미드」씨는 현대처럼 복잡한 세계에서 호흡하면서 시를 써야하는 시인의 작품이 난해한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라는 예술형태가 가진 본질적인 복잡성과 함축성 때문에 대중의 이해를 얻기위해서 시인이 독자의 수준에 내려올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에 문제가 되고있는 시와 독자사이의 몰이해의 관계는 따라서 독자의 수준을 시의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작업의 하나로서 시인은 비판을 통한 독자계몽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것이 「스미드」씨의 의견이다.
45년에 「신인상」을 그리고 64년에 「유니언·리그」시상을 탔으며 시집 『어둠 속의 축제』의 11편의 시집을 낸「스미드」씨는 미국에서는 국민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시 교육을 널리 실시하고 있어서 20년전에 비해 일반의 시인식도는 높아가고 있다며 시와 독자의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폈다.
그러나 학원 내에는 시를 온통 해부하고 너무 시어 속에 든 비유법을 찾아내려다가 전체적 뜻을 잃어버리는 소위 「레먼·스퀴저」 (「레먼」 짜기)파가 많다며 이를 경계해야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또한 교육 「텔리비젼」과 「라디오」망을 통한 시 낭독이 널리 보급되어 대중과 시 사이는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시인 중 생존한 이로는 「앨런·테이트」를, 죽은 이로는 「로버트·프로스트」를 가장 우수한 시인으로 지목한 그는 「T·S·엘리어트」에 언급, 그가 훌륭한 시인이기는 하나 그가 『황무지』와 같은 시에서 취급한 주제는 너무 과장된 것이며 동시대의 다른 시인들이 취급한 주제도 그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미드」씨는 이어 「엘리어트」의 후계자로서 미국의 젊은 시인 「로버트·로웰」이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인 「노트」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강렬한 인상을 적어 놓았다가 후일 시작에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 한국방문 중에도 몇몇 강렬한 인상을 받아 이「노트」에 적어 놓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을 소재로 한 시로 여물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만 미소로써 답했다.
그는 대구 광주 등지를 방문, 지방 문인들과 학생들을 만나고 오는 29일 「홍콩」으로 떠날 예정이다. <장두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