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못펴는 대보름 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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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정월 대보름 경기가 영 시들하다.

소비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특히 '신세대 명절'로 부상한 밸런타인 데이(14일)와 시기상으로 겹친 탓도 크다. 유통업체들도 대보름보다는 밸런타인 데이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관련 상품 매출도 밸런타인 데이가 압도적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6~11일 사이 초콜릿 등 밸런타인 데이 관련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26% 가량 성장했지만 호두 등 대보름 상품의 매출은 불과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밸런타인 데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8% 이상 늘어난 11억원으로 잡고 있지만 대보름 매출은 지난해 수준인 4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두.밤 등 가격 크게 올라=대표적인 대보름 상품인 호두는 지난해 이맘 때보다 시세가 두배이상 뛰었다. 지난해 태풍 때 땅에 떨어져 못쓰게 된 호두가 많았기 때문이다. 밤도 같은 이유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가격이 뛰었다. 반면 땅콩은 전년보다 10% 가량 시세가 내렸다.

LG마트 과일담당 임채신씨는 "국내산 호두 가격이 많이 올라 시중에 중국산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중국산 호두는 가격이 국내산의 30~40%, 밤은 거의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행사=백화점.할인점을 중심으로 각종 상품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밸런타인 데이와 대보름 상품을 하나로 묶어 파는 행사를 열고 있다. 부럼.초콜릿.과일세트가 3만원선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15일까지 경북 봉화군에서 생산된 잡곡류를 판매하는 '봉화산 잡곡 산지 직송전'을 연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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