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어쩐지 …'과거'있는 투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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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왼쪽부터 소사, 니퍼트, 유먼.

스포츠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선 두 가지 이상의 종목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꽤 많다. 이들은 학창 시절 야구·농구·풋볼 등을 병행하다 프로 구단에 입단할 때 진로를 선택한다.

 국내에서도 만능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열 살이 조금 넘으면 한 우물만 파는 국내 선수들에게선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롯데 왼손투수 쉐인 유먼(34·미국)은 뉴이베리아 고교 시절 1m95㎝·100㎏의 건장한 체격을 앞세워 농구팀 포워드로 뛰었다. 유먼은 “할아버지가 농구선수였다. 야구와 농구 모두 재미있어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야구선수로는 좋은 대학(루이지애나)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날 원하는 대학 농구팀은 명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농구 할 때 점프슛을 했던 실력은 여전하다. 유먼은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를 고공 점프로 쉽게 잡아낸다. 그는 “높은 공이든 낮은 공이든 수비는 모두 자신 있다. 지금도 당장 농구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만큼의 스피드와 점프력을 가지고 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KIA 오른손 투수 헨리 소사(28·도미니카공화국)는 평균 투구수 100개가 넘는다. 투포환 선수로 활약하며 단련한 어깨 덕분에 아무리 많이, 세게 던져도 끄떡없다. 7㎏이 넘는 포환을 던진 그의 어깨는 약 140g 무게의 야구공을 가볍게 던진다. 선동열 KIA 감독은 “투구수 120개가 넘어도 소사는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한다. 항상 ‘더 던질 수 있다’고 한다”고 칭찬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장신(2m3㎝) 선수인 두산 오른손 투수 더스틴 니퍼트(32·미국)는 빌스빌고교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더 유명했다. 쿼터백을 맡았던 그는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할 만큼 기량이 좋았다. 니퍼트는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야구선수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장래에는 미식축구보다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먼 8승, 소사 123개 던지는 괴력=만능 선수들은 3일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유먼은 부산 삼성전에서 8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8승(3패)째를 거뒀다. 4연승을 질주하던 선두 삼성은 유먼의 호투에 막혀 2-9로 완패했다.

 소사는 인천 SK전에서 투구수 123개를 던지는 괴력을 뽐냈다. 3-3이던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강속구를 뿌렸다. 하지만 마무리 앤서니가 조동화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줘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NC는 넥센을 4-3으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LG는 4회 초까지 3-8로 뒤졌지만 끈질기게 추격해 9-8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김유정 기자

◆프로야구 전적(3일)
▶L G 9-8 한화 ▶롯데 9-2 삼성
▶N C 4-3 넥센 ▶S K 4-3 K I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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