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자꾸 오류 … 신종 '파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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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21일 오후 11시 A씨는 계좌이체를 하기 위해 개인컴퓨터로 B은행 사이트에 접속했다. 평소 하던 대로 보안카드 앞뒤 두 자리를 각각 입력하고 이체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화면이 정지된 상태에서 넘어가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몇 번을 되풀이해도 마찬가지였다. 이틀 뒤 다시 해당 은행 사이트에 접속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계좌에서 995만원이 모르는 사람의 계좌로 이체된 것이었다.

 최근 A씨처럼 인터넷뱅킹용 보안카드의 일부 번호만 입력해도 이를 몰래 빼내 무단으로 돈을 이체해 가는 신종 ‘파밍(Pharming)’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밍은 악성코드를 심은 파일을 메일·웹하드 등을 통해 유포한 뒤 금융정보 등을 탈취해 돈을 빼내 가는 신종 금융사기 수법이다.

최근 정상적인 은행 사이트에서 보안카드 번호 앞뒤 2자리를 입력하면 계속 오류가 발생하게 하는 악성코드를 심어 금융정보 등을 빼내는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 범죄자가 미리 심어놓은 이 악성코드는 은행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실행되는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종 파밍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거래용 컴퓨터를 따로 지정하고 일회성 비밀번호생성기(OTP)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정강현·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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