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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기동함대 동해집결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해군EC121정찰기를 격추한 북괴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응책으로 무장엄호리에 청찰비행을 계속하겠다는 「닉슨」대통령의 선언에 이어 미국은 3,4척의 항공모함과 수척의 순양함을 포함한 20여척의 대함대를 동해에 집결시키고 있다한다. 미국 제7함대의 공격 항공모함 보유수는 5척이기 때문에 월남전쟁에 투입될 함대수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조처는 사실상 제7함대의 주력이 동원된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는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미군의 이와같은 움직임은 정찰기 격추사건에 격분한 미국 조야의 여론을 뒷받침하여 「닉슨」대통령이 북괴에 대해서 매우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앞서「닉슨」대통령은 북괴의 도발행위에도 불구하고 종전과 같이 정찰비행을 계속할것이며 만약에 북괴가 또다시 도발해 오는 경우에는 예고없이 군사적 보복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었는데, 이제 미국은 이 경고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태세를 착실하게 갖추어놓고 있는 것이다. 21일자 일본의 모유력지는 『일본의 미군기지와 일본해역은 바야흐로 평시로부터 준전시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하였지만 동해에서의 군사정세가 일촉즉발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은 누구의 눈에도 명백하다.
미국이 이처럼 확고부동한 방위및 보복 태세를 취하고 있는데, 만약 북괴가 오산으로 또다시 도발행위를 취한다고하면 미군의 보복은 필지적일것이요 이와같은 군사적 충돌은 그대로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쟁으로 「에스컬레이트」할 공산이 크다. 우리가 한반도의 군사정세를 매우 험악한 것으로 판단하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앞으로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세가 더나빠지는가의 여부는 주로 북괴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할것인데, 우리는 북괴가 미국의 결의나 현시점에서의 정세를 그릇 판단하여 한국에서 또 다시 피비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륵 해주기를 엄숙히 경고하는 바이다.
미국의 강경자세에 대해 북괴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북괴와 미국의 군사적충돌은 바로 한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것이고 또 한미 양국은 상호 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니 만큼 우리 한국은 미국이상으로 현싯점의 정세변화에 대해서 신경을 날카로이 하지 않을수없다. 지금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안전에 대한 위험에 대처, 한미간의 즉각협의 보다도 더욱 강력한 「공동보복」을 다짐하는 각서를 양국 외상간에 교환하는 문제를 검토중에 있다고 한다.
이미 경고선언을 내었는데도 불구하고 북괴가 도발행위를 또다시 자행한다고하면 양국이 즉각 무조건 예고없는 보복행위를 취할 생각임을 자명해둔다는것은 북괴의 오산에 의한 재도발을 막는데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것이다. 한국이 공동보복에 선뜻 나서기위해서는 그만한 국력을 사전에 층분히 갖추어 두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자체의 군사력증강을 서두르는 것이 시급한 과제의 하나이다.
한반도의 정세가 긴장하자 미국도 한국의 군사력량을 증강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된것 같은데, 우리정부는 미국여론이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호기를 포착하여 군수획득증가를 위해 능숙한 외교상 솜씨를 보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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