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신지애·청야니 … 다들 어디 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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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왼쪽부터 박세리, 신지애, 청야니.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세보낵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2라운드. 3오버파 공동 32위까지 추락한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루이스는 “이렇게 어려운 코스는 없는 것 같다. 정말 잘 쳤다고 생각했는데 10m가 넘는 파 퍼팅이 남곤 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는 코스 세팅이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 폭이 좁은 데다 러프는 발목 높이까지 조성된다. 그린도 까다롭다. 특히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여자오픈은 코스 세팅이 어렵기로 악명 높다. 제69회 US여자오픈에서도 악마의 코스에 도전하던 우승후보들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4·대만)는 2라운드 합계 7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올 시즌 개막전인 한다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신지애(25·미래에셋)는 2라운드 합계 10오버파로 컷 통과 기준인 6오버파에 한참 모자랐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박세리(36·KDB산은금융)도 15오버파를 남기고 코스를 떠났다.

 30일 열린 3라운드에는 코스 세팅이 더 어려워진 데다 강한 바람이 불어 오버파 스코어가 속출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68명 가운데 이날만 두 자릿수 오버파를 친 선수가 무려 9명.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지은희(27·한화)는 이날만 11타를 잃고 중간 합계 17오버파 꼴찌로 추락했다.

 이 대회 최연소(14세11개월) 출전자로 이름을 올린 넬리 코다(미국)는 6오버파로 컷을 통과했지만 3라운드에서 7타를 잃고 13오버파 공동 61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에게는 코스가 너무 쉬웠다. 2라운드까지 2타 차 단독선두(9언더파)였던 박인비는 셋째날 홀로 언더파를 치며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중간 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해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에 4타 차 앞선 단독 선두다. 박인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3연승을 거두는 여자 골프 선수가 된다. 또 박세리를 넘어서 LPGA 투어 한국선수 시즌 최다승(6승)도 작성한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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