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월전략 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닉슨」미국대통령은 23일 「캘리포니아」주의 「샌클러멘티」에서 「윌리엄·로저즈」국무장관, 「헨리·키신저」국가안보담당대통령보좌관「엘즈워드·벙커」주월미대사및 주월미군부사령관직을 떠나는「앤드루·굿패스터」 (「나토」사령관임명)장군과 월남전전략회의를가졌다.
이전략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토의되고, 어떤 결논을 내렸는지는 일체 공표된 것이 없다. 추측컨대 이회의는 「닉슨」 대통령의 고위외교자문관들을 중심으로 개최되었기 때문에 군사적인 전략회의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전략회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벙커」주월 미대사가 귀국하여 참가하고 있으므로 그의 현지보고가 중점적으로 토의됐을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략회의는 「닉슨」 대통령취임후 처음 있는 회의이며, 공산군의 춘계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최되었다는 점, 그리고 「파리」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가운데 개최되었다는 데서 새삼스런 주목을 끌게되었다고도 볼수있다. 특히 이 회의는 현금 미국정책수립자간에 공산군의 춘계공세에대한 보복문제와 월남에대한 비미국화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점에서, 그리고 미국과 월맹간의 비밀협상설이 떠도는가운데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닉슨」 대통령이 이번 전략회의와 더불어 어떤 단안을 내리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닉슨」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만 2개월이 지났으나 그의 대월정책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그가 「존슨」대통령의 대월정책를 도습하게 될 것인지, 또는 조기해결을 서두를 것인지는 아직 명백하지 않다.
다만 「닉슨」 대통령으로서는 취임후 2개월에 걸친 대월정책의 검토기를 보내고 이제바야흐로 새단안을 내릴때가왔다고 본다. 이제 그 단안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그것은 공산측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명백히 하여 공산측의 무모한 공세를 저지함에도 필요한 것이지만 월남참전연합국의 결속을 위해서도 필요할것이다.
현금 미국의 대월정책은 중대기로에서 헤매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다. 이것은 공산측이 미국의 양보를 계산한 군사적인 공세를 유발시키고 있는 요인이 되고있다고 보아도 부가할 것은 없다. 「닉슨」 대통령은 될수록 빨리 월남전쟁에 대한 의연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또 신념에 찬 결의를 표명해야 할것이다. 그것은 곧 월남전쟁의 명예로운 종결을 촉구하게 될것이다.
한편 그와 같은 단안을 내림에 있어서는 연합국과의 긴밀한 공동보조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닉슨」 신행정부의 대월정책이 어떤것이든 그것은 당사국인 월남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인 동시에 월남참전국의 의사도 층분히 반영하는것이 되어야 할것이다. 현재 문제되고있는 비미국화정책이든, 비밀협상이든 그것은 연합국간의 긴밀한 협조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