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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의 서베를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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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선구 통신원>서독연방 하원의장 「폰·하셀」씨는 점중하는 동독및 소련측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현「뤼프케」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기위한 『연방회의』(5백18명의 하원의원과 주 의회에서 선출된 동수의 대표로 구성됨)를 5일 서「베를린」에 소집된다. 이번 서독연방 대통령선거는 기민당의후보 「슈뢰더」씨(현국방장관)와 사민당의 「하이네만」씨(현법무장관)의 대결이 예상되는데, 그보다 서「베를린」을 선거장소로 택한데에 더 큰 문젯점이 있다.
이결정은 원래 전국회의장 「게르슈텐마이어」씨가 미국의 간접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12월 18일에 그대로 선포한 것이었다.
작년11월 「닉슨」대통령의 정치 고문 「키신저」씨가 「닉슨」행정부와 소련과의 새로운 관계를 고려하여 서「베를린」을 선거장소로 택하지말것을 종용한바있다.

<소련의 체면때문>
2월초서 「베를린」 「슈츠」시장을 방문한 동독 주재 소련대사는 이결정에 책임이 있는 전 국회의장이 이미 사임하였으니 동독과 소련의 입장을 살펴 선거장소결정에 대해서 재고해 줄것을 요청하면서 소련이 현재 동독으로부터 서독연방측의 『서「베를린」소재 시도』에대하여 보복조치를취하라는강력한압력을받고있음을 암시했다고한다.

<굳건한 서방지원>
한편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기위한 절호의 「찬스」를 잡은 동독은 지난15일부터 서독하원의원, 주의회의원및 대통령선거를 위한 「연방회의」에 관련된 모든 인원과 서독연방군간부들의 서독∼서「베를린」간의 육로통과 여행을 단속적으로 봉쇄하고있다.
이에대해 「본」주재 서방측3개국(미·영·불)대사는 공동성명을 통하여 『동독측의 통과 여행금지조처는 4개국조약에의하여 불법행위이며, 조약에따라서독∼서「베를린」간의 인원및물자의자유로운 통행의 책임은동독이 아니라 소련에 있다』고 반박하였다. 「본」정부는 동독측이 각서에서 『서「베를린」이 동독의영토에위치하므로 연방의회의 서「베를린」집회는 동독주권에대한 침해』라는 도전적인 언사를 쓰지않았던들 양보를 고려할수도있었다고한다.
이제 서독측의 사후입장은 만일 이제와서회의 장소를 다른곳으로 정한다면 동독의 도전에 굴복하는결과가 되는 셈이다.
「슈츠」시장은 지난번기자회견석상에서 『서「베를린」은 서독의 경제적·법적·재정적인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만 존재할수있다』고강조하면서 이러한 유대미를지속하려는노력이 조금이라도 도전받을 경우에는 『도대체 「베를린」이 어느쪽에 속하는지를 확실히 밝힐필요가있다』고말했다.

<서두른 닉슨여정>
현재 동「베를린」에서 「바르샤바」조약총사령관 「야큐보프스키」원수 주재 하에 진행중인 동구방위조약 군사지도자회담은 이곳 관측자들로 하여금「베를린」시주위에서의 기동연습 내지 「아우토·반」(고속도로)통행저지등 일련의 불안한 사태의 발생을 예측케 하고있다.
또한 27일 이곳을 방문한 「닉슨」미국대통령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서독의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3월5일 이전에 그의 「유럽」방문을 끝냈다.

<미·소의 융화무드>
새로운「베를린 위기」에 대한 이곳의 여론을 종합하면 첫째, 동독의 방해공작은 「모스크바」에서 확정된 공작범위를 넘지못할것이라는것. 둘째, 「크렘린」은 이번기회에 서「베를린」을지키려는 「닉슨」행정부의 결의를 시험해 볼수있지만 모처럼 내도한 미소간의 융화「무드」를 소련 자신이 먼저 악화시키려할것인지에는 다소 의문을 표시하는 견해도있다. 그렇다면 동독의 행동범위는 강대국의 이해를 다치지않는 범위로 제약될 것이란 견해도있고, 압력대상은 다름아닌 서「베를린」시민이 될지도 모른다.
「베를린」시민은 동으로부터의 점증하는 압력과 도시 안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소위 「원외 반대그룹」및 과격파 학생들의 시위소용돌이 속에서 5일의 선거일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지속되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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