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두산중공업 47일만에 정상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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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간의 전면파업을 끝낸 경남 창원공단 내 두산중공업이 8일 다시 힘찬 망치소리를 내며 조업을 재개했다.

공장가동을 완전 중단한 채 계속된 전면파업이었던 만큼 오전에는 노조원들의 파업 마무리집회에 이어 각자 생산현장으로 돌아가 다시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꼭꼭 문을 닫았던 각 공장에는 기계마다 뽀얀 먼지가 쌓이고 뜨겁게 달구던 용광로도 차갑게 식었지만 다시 노사가 조업재개의 뜻을 모은 만큼 작업열기는 금새 달궈지기 시작했다.

이날 보일러공장은 재가동을 위해 시험운행에 들어가고 주조공장에서는 그동안 완전히 식어버린 전기로를 다시 데우기 위해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섭씨 1천300도로 가열시켜야 작업이 가능한 단조공장도 조업재개를 위해 뜨겁게 불을 지피며 새롭게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특히 회사는 그동안 조업중단으로 납기가 지연됐던 울진 원전 6호기와 GE에 납품할 텅빈 발전기 등을 긴급히 부두로 옮기는 작업에 주력했다.

하루 10억원 가량의 연체료가 발생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 프로젝트용 3천700t급 증발기 출하를 위해 전국에 있는 수송용 대형 트레일러 30대를 긴급히 수배해 출하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

회사는 이날 김상갑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총력생산체제로 전환해 지연된 납기를 최대한 단축하고 잃어버린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사측은 "플랜트 수출 1등기업의 자부심을 갖고 심기일전해 조업에 박차를 가할것"이라며 "늦었지만 다시 일터에서 서로 협심하는 노사본연의 모습을 찾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한 만큼 그동안의 작업중단을 만회하기 위해 야근 등 필요한 모든 동력을 동원해 손실을 조기에 만회할 계획이다.

노조도 "길었던 파업투쟁을 마무리해 조합원들의 피로가 극도로 쌓였지만 그동안 조업차질을 빚었던 만큼 정상조업에 임할 것"이라며 "이번 파업으로 노사가 상생하는 큰 틀을 만들어 나가도록 사측도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협력업체들은 "극단으로 치닫는 노사분규가 우선 다행히 마무리돼 상당수 업체들이 그나마 부도위기를 막았다"며 "경영위기에 내몰리던 협력업체들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모기업의 장기화된 노사갈등이 다시는 재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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