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칼럼] 사람과 기업·제품 사랑이 싹트게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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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여러 기업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터지면서 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많아 나빠졌다. 때문에 평소 애정 없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라면 제품을 구매할 때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반면 제품을 구매하면서 해당 기업의 제품을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보다 너그러운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기업 입장에서 ‘사랑 받는 제품’ ‘사랑 받는 브랜드’보다 더 큰 자산은 없다. 우리는 ‘사랑’을 사람들 사이에서만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람과 제품, 사람과 브랜드, 그리고 사람과 기업 사이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기업은 과연 어떻게 해야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정확한 접근방법은 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다음 지침을 따라야 한다.

 첫째, 사랑은 반드시 쌍방적이어야 한다.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라는 말처럼 브랜드 더 나아가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도 오고 가는 정이 있어야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한 예로 많은 업종에서 기존 소비자가 타사로 이탈하지 않게 ‘로열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단편적으로 이탈 방지 효과가 있어 보이나 실은 마지못해 남는 고객이 많다. 자사 고객을 불투명한 인센티브로 잔류하게 하는 것보다 그들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진정한 감동을 주면서 스스로 남고 싶게 해야 한다.

 둘째, 사랑의 대상을 더 넓혀야 한다. 마케팅에서는 소비자만을 사랑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서비스 측면이 강한 브랜드일수록 서비스 시행자 혹은 유통업자가 마케팅 최전방에서 기업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얼굴 역할’을 하는 그들에게 소비자 못지않은 대우를 해야 한다. 이 주장은 ‘마케팅은 대외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해야 한다’는 아주 오래된 마케팅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근래 지적되고 있는 ‘갑의 횡포’는 브랜드관련 포괄 책임자의 구성에 있어서 위와 아래가 있다는 잘못된 이념에서 발생한 것인데 외부에 있든 내부에 있든 간에 불만의 목소리는 사랑의 목소리를 항상 능가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 사랑의 성격은 진화해야 한다. 소비자가 기업과 브랜드에서 얻고 싶어 하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가 처음에는 단순히 제품의 우월성에 만족했다면 그들은 후에 신뢰감과 같은 감성적인 욕구 또는 브랜드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이에 경쟁사들의 행위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만약 경쟁사들이 비슷하거나 보다 나은 방식으로 구애를 한다면 기업에 대한 고객의 열정은 식을 수밖에 없다. 사랑의 조건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눈높이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인의 최대 관심사가 자녀 또는 자신의 교육에 있는 만큼 교육 브랜드는 다른 업종 브랜드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장대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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