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모 드러나는 「푸에블로」사건|책임은 고위층에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1월20일부터 시작된 「푸에볼로」호 사문회는 지금 4주째 계속되고있다.
사문회가 진행됨에 따라 사건의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새로운 사실 등이 하나, 둘 밝혀짐에 따라 국민들의 의혹에 찬 관심은 「푸」 호의 「로이드·부산」 함장과 승무원들로부터 차츰 해군 당국과 국방성에로 옮겨가고 있다.
미 해군의 정보 채집함 「푸에볼로」호는 68년 1월23일 원산 앞 바다에서 북괴에 피랍 되었는데 이 사건이 있기 2주 전 북괴는 방송을 통해 두 차례 「푸」호의 정보채집행위를 경고했으나 미 해군이 이를 무시한 것 같다는 미 해군 당국의 첫 번째 실수로 드러났다.

<예측조차 못했다>
다음은 「푸」 호에 공중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당국은 실제로 한 대의 비행기도 현장에 출동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의 일본 지역 미 해군 사령관 「프랭크·존슨」 해군소장은 이점에 대해 일본과의 조약에 의해 일본에 있는 미군 비행기는 전투행위에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어 현장에 출동시키지 못했으며 사용 가능한 미군기로는 6백마일이 떨어진 「엔터프라이즈」호와 9백 마일이 떨어진 「오끼나와」기지의 비행기 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중공지원을 약속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존슨」제독은 과거 1백 50녕간 공해상에서 미함이 나포된 적이 없다는 전례에 비추어 「푸」호의 피랍사건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세번째로 드러난 잘못은 비상시에 대비해 「푸」호가 위치한 곳으로부터 30일 이내에 구축함이 대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미 7함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지점이다.

<각종장비 불충분>
위태로운 임무에 비추어「푸」호의 통신등 각종장비가 불충분했다는 점이 4번째의 「미스테이크」로 지적되고 있다. 「푸」호는 재일 사령부와 무전연락을 하는데 수 시간이 걸렸으며 함 내의 통신 장비도 신통치 못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의 잘못은 북괴 연안에의 기지는 「미그」기가 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음에도 「푸」호에는 대공장비가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맥나마라 까지도>
이상과 같은 사태 하에서 「푸」 호를 임무수행에 내어보냈다는 점에서 해군관계 고위층까지도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며 더욱이 당시의 「맥나마라」국방장관이 국회의 증언에서 『북괴의 세밀한 동태파악을 위해 「푸」호와 같은 정보함을 통한 정보채집은 불가피했으며 세부적인 계획은 일선 사령관들의 추천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한바 있어 경우에 따라선 책임의 한계가 국방장관에까지 넓혀질 가능성도 있다.

<동정할 여지없다>
미해군 사상 가장 길고도 지루한 사문회가 되리란 「푸」 호 사문위가 계속되어 그 책임의 소재가 밝혀지겠지만 이와는 달리 미 해군 장교들의 견해는 「푸」 호의선장 「부커」함장을 비난하는 편으로 기울고 있다. 『배를 포기하는 선장이란 생각할 수 없다』는 「해군 전통」에 투철한 이들은 한 발의 총도 쏘아보지 않고 「푸」 호를 적의 손에 넘겨준 「부커」함장에게 동정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해군 장교들의 앞지른 견해는 「부커」함장은 북괴억류 기간 중의 훌륭한 행동으로 해군십자훈장을 받게될 것이며 여기서 견책을 당하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들 있다.
해군 함장에게 있어 견책이란 벌은 일반 시민이 당하는 벌금형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일로 다시는 군함의 선장으로 일하기가 어렵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