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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바로 ‘올림픽데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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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31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 물론 올림픽이고, IOC는 ‘올림픽 개최 기구’로 통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스포츠를 즐길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을 위해 IOC가 벌이고 있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듯하다.

 IOC는 ‘스포츠는 곧 인권’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연령과 성별,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스포츠와 관련 활동을 권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도해왔다. 그중 세계적으로 제일 인기 있는 것이 ‘올림픽데이’다. 올림픽데이라고 하면 낯설게 느끼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이는 1894년 6월 23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행사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근대 올림픽을 창설한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매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올림픽데이엔 세계 150여 개국에서 약 400만 명이 올림픽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 참여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데이는 어떻게 보면 올림픽 경기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행사다. 메달을 바라보며 4년 동안 자신을 담금질한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과는 달리 올림픽데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다.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요건도 없다.

 대표적으로는 달리기 행사인 ‘올림픽데이 런(Olympic Day Runs)’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엔 삼륜차 경주에서부터 소규모 단체 프로그램 등 종목도 다양해졌다. 콘서트나 전시회를 함께 여는 곳도 있다. 몇몇 국가에선 올림픽데이 행사를 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올림픽데이와 올림픽 경기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모두 스포츠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의 필수 요건이라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내 올림픽의 가치를 높인다는 점이다.

 올림픽데이 행사들은 대개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기에 ‘유스 올림픽(Youth Olympic Games)’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유스 올림픽은 스포츠와 교육, 문화행사를 함께 치르는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올림픽이다.

 IOC는 또 유엔과 손잡고 스포츠를 통해 저개발국의 발전 및 국제분쟁 해결, 에이즈 퇴치 등과 같은 인류의 주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IOC가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함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난민들에게 스포츠의 즐거움과 교육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3개년 계획이 좋은 예다. 나미비아의 난민 중 약 40%가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포츠를 통해 난민들에게 남녀평등의 가치 및 건강한 생활습관의 중요성, 에이즈와 올바른 피임법을 교육한다.

 IOC가 주도하는 비슷한 프로젝트의 리스트는 길지만 모든 것은 하나의 믿음에서 비롯됐다. 스포츠는 인류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신념이다.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는 엘리트 선수들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믿음이다. 올림픽 경기는 물론 올림픽 정신(Olympic Movement)의 꽃이다. 그러나 모든 인류가 스포츠와 운동을 누리면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역시 IOC의 소중한 가치다.

 금메달도 멋지지만 꼭 메달을 따지 않아도 스포츠를 통해 건강을 누릴 수 있다면 그 또한 멋지지 않은가. 여러분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이든지, 운동은 주말에만 하는 사람이든지, TV중계로만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든지 상관없다. 올림픽데이엔 누구나 주인공이다. 여러분 주위에서 각 국가 체육회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을 올림픽데이 행사에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운동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승자다.



자크 로게 2001년부터 제8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재임했다. 벨기에 요트 국가대표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다. 뇌물수수 퇴치에 앞장서 별명이 ‘미스터 클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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