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금리 재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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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제3단계 금리재조정을 단행하여 오는 4월1일부터 시행할 방침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금최고금리를 연 24%로하는 제3단계 조정은 현행 최고이율25.2%의 대출금리를 그대로 놓아두고 예금금리만 1.2%인하시킴므로써 실질적인 역금리제의 완전한 시정을 시도할것이라는 것이다. 아직 제3단계 금리재조정안이 당국에의하여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의 금융실정으로보아 이러한 재조정이 불가피하게된것이라 볼 수 있을것이다.
오늘의 금융기관이 이른바 금리현실화후에 예금대출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바 있지만, 그에 비례해서 역금리·유동성규제·정책금융의 폭등이 넓어지고있기때문에 수지상황이 내밀적으로 계속 악화되어 왔다는 것은 공지된 비밀이었다 할것이다. 이러한 실질적인 적자의 누적은 이제 그것을 시정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고 볼수 있을 것이며 그런 뜻에서 조만간 예금금리의 인하가 불가피 했다는 것을 짐작하기는 과히 어렵지 않았다 할것이다.
뿐만아니라 작금의 실태가 간접금융에의한 투자기금조달이 한계에 이르고있어 부득불 직접금융의 길을 개척해야할단계에 접어들고 있는것이라면, 직접금융의 길을막는 고금리체제를 더욱완화시켜야할 필요성도높다할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건전화를 위해서나 직접금융을 개척하기위한 여건조성을 위해서나 금리수준의 단계적인 인하를 서둘러야할 필요성은 절실했다할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동향은 금리인하와 상반되는 경향이 없지 않으므로 금리인하에따른 보완조치가 보다 합리적으로 강구되어야 할것임을 잊어서는 아니될것이다.
우선 최근의 물가동향이 양곡수급사정때문에 악화되고있어, 연초이래 별써1.6%나 오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물가동향은 더욱 악화될 기미가 역력한 것이며 물가상승율이 높아지는 단계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는 부조리를 어떻게 극복할것인가하는점을 신중히 다뤄야 할것이다.
다음으로 정부의 금리현실화조치는 무엇보다도 사채의 양성화, 그리고 공금융에의흡수를 그 주요 목표로 삼았던 것이나, 고금리 체제하에서도 오히려 사채규묘는 확대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것이다. 원래 사채의 양성화를 고금리체제로 흡수한다는 생각자체가 그다지 합당한것은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사채규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점은 경제정책전반의 재검토를 요청하는것이라 할것이다. 저축능력을 월등히 초과하는 투자정책이 집행되는한, 자금수요는 고압상태를 지속하게 될것이며, 금융기관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 이상, 잔여수요는 사채시장에서 공급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고율투자정책을 적절히 재조정하지 않고서는 사채규모의 축소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물며 투자정책의 조정을 수반하지 않는 금리인하는 사채규모의 새로운 확대를 뜻하게 될 가능성이 큰것이라할 것이다.
금리의 새로운 인하는 오늘날 금융기관의 수지실태로 보아, 불가피한 것이었다 하겠으나 그에 따른 합리적 보완조치가 또한 중요시되어야 할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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